충북도 소유 청남대엔 전두환‧노태우 동상 여전히 존치
2015년 민주당 소속 이시종 도지사 시절 설치
표지석엔 전두환은 ‘민주화 운동 전개’한 인물로 미화
2020년 민주당 절대 다수 도의회, 전두환 동상 철기 외면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 동상.  2015년 민주당 소속 이시종 도지사 재임시절 충북도가 설치했다. 당시 표지석에는 전두환이 민주화 운동을 전개했다고 안내했다.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 동상.  2015년 민주당 소속 이시종 도지사 재임시절 충북도가 설치했다. 당시 표지석에는 전두환이 민주화 운동을 전개했다고 안내했다.

 

헌법과 법률에 위반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후대의 역사적 평가는 어떻게 나올까?

어쩌면 옛 대통령 별장인 충북도 청남대의 사례를 보면 후대에 윤석열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인물로 기록될지 모른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올 한해 100만명 정도가 찾은 청남대에 가면 군사반란 수괴 전두환과 노태우의 동상이 버젓이 세워져 있다.

동상은 2015년 세워졌다. 아이러니 하게도 동상을 세운 이는 민주당 소속의 이시종 지사에 의해 건립됐다.

청남대에는 전두환의 이름을 딴 ‘대통령길’이 조성됐다. 대통령 길을 걷다 보면 동상을 마주할 수 있다. 대통령의 모습을 그대로 따서 만든 동상, 그 옆에는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했던 말이나 관련 격언이 새겨져 있다. 전두환 씨 동상 옆에는 네 글자가 선명하게 쓰여 있다.

‘ 위민위향’(爲民爲鄕) - 국민을 위하고 고향을 위한다

민주화 탄압으로 알려진 전두환 씨, 그는 여기서 ‘민주화를 위해 힘쓴 대통령’으로 탈바꿈했다. 전 씨의 대통령 생애가 쓰인 부분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민주당 이시종 전 지사가 재임시절 전두환 동상을 만들면서 설치한 표지석
민주당 이시종 전 지사가 재임시절 전두환 동상을 만들면서 설치한 표지석

 

2015년 설치된 안내석에서는 그가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대통령으로 묘사돼있다. 수많은 국민을 사살했던 전두환은 ‘위민위향-국민을 위하고 고향을 위한다’는 격언으로 표현하거나, 결단력 있고 강한 리더로 평가했다.

이렇게 내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전 씨는 청남대에서 ‘민주화’를 위해 애쓴 대통령이 됐다.

 

‘강한리더’ 전두환, 구국의 결단 윤석열?

청남대에 비치된 전두환에 대한 역사기록화.  민주당 소속 이시정 전 지사 재임시절 충북도가 설치했다.
청남대에 비치된 전두환에 대한 역사기록화.  민주당 소속 이시정 전 지사 재임시절 충북도가 설치했다.

 

내란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받았던 전두환은 청남대에선 여전히 ‘강한 리더’다.

청남대 대통령 기념관 본관에 비치된 역사기록화. 마찬가지로 2014년 민주당 소속의 이시종 전 지사 재임시 청남대관리사업소에서 설치한 것이다.

그림에는 전두환이 부인 이순자와 아들과 손자가 청남대 앞에 앉아서 여유롭게 휴가를 보내는 장면이 담겼다. 또 다른 그림에는 전두환이 어딘 가를 시찰하는 모습을 담았다.

그림에는 이렇게 써있다.

‘오늘날 한강의 모습을 있게 한 한강종합개발 공사현장 시찰을 소재로 항상 당당하고 거침없이 일을 추진해나간 전두환 대통령의 결단력과 강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민주당, 지금은 윤석열 탄핵 외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 2020년 전두환‧노태우 동상에 대한 철거여론이 높아졌다. 그러자 충북도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고형 이상을 받은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충북도의회에 조례안 제정으로 법적 근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충북도는 민주당이 절대다수의석을 가지고 있던 도의회에 공을 미뤘다.

충북도의 요청에 따라 민주당 소속 이상식 도의원은 동료 의원 25명을 설득해 조례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조례는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하고 계속해 보류됐다. 같은 민주당 소속 현 임영은 도의원이 행정문화위원장이었지만 끝내 상정하지 않았다.

지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에 대해 ‘국가반란’, ‘내란’이라며 탄핵과 즉각 하야를 외치고 있다.

시민 뿐만 아니라, 헌법학자 하다못해 같은 당 소속인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까지 이번 계엄령이 ‘헌법 위반’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프랑스 철학자 알베르트 카뮈는 1944년 9월 9일 자 <프랑스 문예>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의 모든 과거 불행은 반역을 처벌하지 못한 데서 온 것이다. 오늘 또다시 처벌하지 않는다면, 주모자들을 처단하지 못한다면, 커다란 위험이 닥칠 것이다. 어제의 죄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곧 내일의 죄를 부추기는 것이다.”

전두환은 카뮈의 주장과 정반대로 대한민국 내란수괴 전두환은 제대로 처벌받지 못했다. 하늘이 내려준 자연수명, 천수를 그대로 누리며 학살 피해자들에게 죽을 때까지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지금 민주당이 ‘내란 수괴’ 윤석열 탄핵을 외치지만, 시간이 흐르면 민주당의 후예들이 윤석열에 대해서 어떻게 묘사할까?

제2의 청남대의 전두환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청남대의 전두환과 노태우 동상! 민주당이 살펴 봐야 할 아픈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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