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국힘 충주시의장 후보로 자녀가 성폭행사건 연루된 A 의원 선출

국힘 소속 김낙우 의원 “부도덕 후보 안된다” 출마해 민주당 의원 지지받아 당선

국힘 “당론 어긴 해당행위” 김낙우 탈당조치, 박해수 전 의장엔 탈당 권고

의장 선출 문제로 국민의힘 소속 충주시의회의원들이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은 충주시의회 본회의 모습(사진=충주시의회 제공)
의장 선출 문제로 국민의힘 소속 충주시의회의원들이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은 충주시의회 본회의 모습(사진=충주시의회 제공)

 

충주여중생집단 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자녀를 둔 시의원을 의장후보로 선출한 국민의힘의 도덕성이 문제일까?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는 안된다며 당론을 어기고 후보에 출마해 상대당 의원의 표를 받아 의장에 당선된 시의원이 잘못이 클까?

충주시의회 다수를 점하고 있던 국민의힘이 최근 자당 소속 전·현직 시의회의장을 제명하거나 탈당조치를 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7월 국민의힘충북도당은 윤리위원회를 개최해 충주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당론을 어겼다는 이유로 김낙우(현 무소속) 충주시의장을 제명했다. 또 박해수(현 무소속) 전 의장은 ‘탈당권고’ 조치했다.

탈당을 권고 받은 박해수 전 의장은 탈당계를 제출해 현재는 무소속상태가 됐다.

충주시의장 선거와 ‘충주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초에 치러진 충주시의회 의장 선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7월 5일 충주시의회는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의장으로 김낙우 의원을 선출했다. 김 의원은 재적의원 19명중 10표를 얻어 9표를 얻은 A(국민의힘) 의원을 한 표 차로 제치고 의장에 당선됐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회의를 열어 자당의 의장 후보로 A의원을 선출한 바 있다. 당시 충주시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11명, 민주당 8명으로 A의원이 의장에 선출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낙우 의원은 당론을 거슬러 후보에 출마했다. 김 의원은 출마한 이유에 대해 "당내 경선과정에서 A의원의 자녀 집단성폭행 연루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장 후보 자격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과 비교하는 시민의 질책과 우려 사이에서 깊이 고민했다"고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결국 김 의원은 민주당 소속 의원 8명과 박해수 전 의장의 표를 받아 국민의힘 후보였던 A 의원을 한 표차로 제꼈다.

‘충주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A 의원에 대한 도덕성 논란을 야기한 ‘충주 여중생 집당 성폭행’ 사건은 2020년 충주의 한 숙박업소에서 발생했다.

검찰은 당시 고등학생이던 A의원의 자녀를 포함해 9명을 집단성폭행과 특수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재판부는 3명에 대해서 유죄를 선고했지만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유죄를 확신할 정도로 범행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적용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 판단 근거로 봤다.

지난 달 18일 대전고등법원 청주재판부 형사1부(박은영 부장판사)는 1심에서 무죄를 받은 6명중 5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선배들에게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점 등을 비춰보면 피고인들이 자유의사를 억압해 위력으로 간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범죄 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6월~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3명 가운데 2명은 감형됐지만, 실형은 유지됐다. 또 다른 1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A의원의 자녀의 경우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한 명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A의원의 자녀에게 “폭행, 협박 또는 위협으로 피해자 의사에 반해 간음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의원의 자녀는 상대 여학생(당시)에 강요를 하거나 자유를 억압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했다는 진술을 했고 피의자도 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고 뽑았나? 모르고 뽑았나? 진실공방

A의원의 자녀가 항소심서 무죄를 받았다는 판결이 나오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반격에 나섰다.

지난 달 29일 국민의힘 소속 충주시의회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낙우 의장이 (충주여중생 집단) 성폭력 문제를 명분 삼아 시민과 시의회를 우롱했다”며 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국민의힘 의장후보 선출과정에서 A의원의 자녀가 충주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몰랐다고 강변했다.

만약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의장후보로 선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해수 전 의장은 반박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도 여러차례 보도됐고, 직간접적으로 이런 사실을 전했다”며 “A의원의 자녀가 집단 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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