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법제심의위원회 검토, 도의회 조례 개정 통해 결정
“아이들 교육 축소될까 걱정”…학부모·교직원들도 반대 입장
충북교육청, “직속기관 기능 축소 방향성 하에서 결정된 사안”

 

내년에 충북국제교육원 충주분원과 북부분원의 통폐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충북교육청이 수요자들의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충주분원 통폐합은 지난달 충북교육청의 조직개편 발표로 알려졌다. ‘직속기관 기능축소’라는 도교육청 정책 기조에 따라 도교육청은 자체 법제심의위원회 검토와 도의회 조례 개정을 통해 충주분원을 북부분원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도교육청은 이 과정에서 충주지역 학교 관계자는 물론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교육원 교직원들이 반대의견을 전달했음에도 이 또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통폐합과 관련, 의견을 묻는 입법예고 기간에 이름과 주소는 공란이면서 이미 통폐합에 찬성한다는 문구가 적힌 ‘입법예고에 따른 의견서’(사진)가 지자체에 전달, 도교육청이 찬성을 종용하고 있고 나아가 졸속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독자 제공.
독자 제공.

 

한 관계자는 “충주분원과 북부분원 통폐합 찬성 의견이 적혀 있는 의견서가 제천시에서 발견되었다. 샘플처럼 느껴졌고 입법예고 기간에 찬성 의견을 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이어 “충주에는 외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의견수렴도 없이 통폐합을 결정하고 찬성을 종용하는 듯한 ‘찬성 샘플’이 돌아다는 것은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제천시에서 충주분원과 북부분원 통폐합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들어왔다. 하지만 찬성을 종용한 적은 없고 서류가 돌아다닌다는 얘기는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충주분원 프로그램 참여자 80%는 ‘매우 만족’

충북교육청 직속기관인 국제교육원은 현재 △충주 △북부 △남부 △중부분원 등 총 4개가 있다. 각 분원의 프로그램은 대동소이하다. 충주분원에서는 △초 6~중 1 학생을 대상으로 한 원어민 영어수업 △다문화 학생과 학부모 수업 △방과후 수업 △방학 집중캠프 △영재원 운영 △찾아가는 감동 영어교실 등을 운영했다.

충주분원에 따르면, 올해 충주분원을 이용한 충주지역의 학생은 약 1600여 명으로 추산된다. 평일 프로그램에는 600여 명이 참여했고, 방과후 프로그램에는 700여 명이 참여했다. 주말 프로그램에도 약 27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복 인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10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국제교육원 충주분원을 이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만족도 또한 ‘교원 외국어 직무연수’를 제외하고 모든 강좌의 수강생들이 80% 이상 ‘매우 만족한다’고 표시했다.

 

충북국제교육원 제공.
충북국제교육원 제공.

 

학부모·교직원 반대지만 조직개편 추진단이 결정

충주분원이 북부분원으로 통합될 경우, 그동안 충주분원을 이용했던 충주지역 학생들은 앞으로 버스를 타고 북부북원을 이용하기 위해 제천으로 가야 할 처지가 됐다.

이에 학부모들은 물론 교직원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주지역 학부모 A씨는 “통폐합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교육이 축소될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국제교육원 교직원들 또한 도교육청에 공문을 통해 두 차례 반대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원어민 교사가 있는 국제교육원은 학생들의 외국어 교육에 집중했던 기관이다. 많은 아이들이 이용했고 만족도 또한 높았다. 하지만 통폐합이 될 경우 인원이나 거리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기존에 하던 프로그램을 온전히 다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이 모여 통폐합 반대 의견을 냈고 이를 도교육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직속기관의 규모와 기능이 커져 축소하려는 것일 뿐 예산 절감을 위한 것은 이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교육청 조직개편 추진단에서 결정한 사안이다”라며 “어느 기관이든지간에 자기 기관을 통폐합 하는 것은 반대 입장을 낼 수밖에 없다. (충북교육청 조직개편 기조가)직속기관의 기능 축소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서 통합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폐합된 이후 충주분원은 지역 학생들의 영어교육을 위해 활용할 것이다. 이후 활용방안은 고민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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