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엉터리 묘 이장 갈등 당사자에 추가 보상안 언급한뒤
“MBC 보도국장에 전화해 보도중지 해달라” 요구
‘보도 중지 요청’ 문자 전송안 문구까지 제시

김영환 충북 지사 특별보좌관이 MBC충북의 보도를 막으려 갈등 당사자에게 추가 금전 보상안을 언급한 뒤 보도 중지를 요청하도록 유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환 충북 지사 특별보좌관이 MBC충북의 보도를 막으려 갈등 당사자에게 추가 금전 보상안을 언급한 뒤 보도 중지를 요청하도록 유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MBC충북이 ‘김영환 지사 땅 700년 묘 엉터리 이장 논란’ 기사에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소재 김영환 지사가 공동소유한 임야에서 발생한 ‘분묘 이장’ 갈등을 보도했다.(사진출처 : MBC충북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24일 MBC충북이 ‘김영환 지사 땅 700년 묘 엉터리 이장 논란’ 기사에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소재 김영환 지사가 공동소유한 임야에서 발생한 ‘분묘 이장’ 갈등을 보도했다.(사진출처 : MBC충북 홈페이지 갈무리)

김영환 충북 지사 특별보좌관이 MBC충북의 보도를 막으려 갈등 당사자에게 추가 금전 보상안을 언급한 뒤 보도 중지를 요청하도록 유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보도 중지를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 예시안 까지 전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4일 MBC충북은 ‘김영환 지사 땅 700년 묘 엉터리 이장 논란’ 기사에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소재 김영환 지사가 공동소유한 임야에서 발생한 ‘분묘 이장’ 갈등을 보도했다.

MBC충북에 따르면 윤 모씨 일가는 해당 임야에 다섯기의 선대 분묘를 가지고 있었다. 김 지사는 윤 씨 일가에 이장을 요구하면서 특별 보좌관인 A씨에게 협상권한을 위임했다.

MBC충북은 분묘기지권에 따른 윤씨 일가의 묘 이장관련 보상금은 국토관리청이 올해 정한 보상기준으로 2390만원이었지만 김 지사측은 1/9 가격인 310만원뿐이 었다고 보도했다.

또 이장비용이 적게 책정돼 제대로 된 예를 갖추지 않아 엉터리로 이장됐다는 윤 씨 일가의 입장을 전했다.

본보도 같은 날 <김영환 지사 땅에서 무슨 일?…“땅도 잃고 조상묘도 잃었다”>는 기사를 통해 김 지사측과 윤 씨 일가의 갈등을 보도했다.

 

“방송에 나간다고 해서 될 일 아냐. 서로 얼굴에 똥칠하는 거야”

방송 보도를 앞둔 지난 24일 김영환 지사의 특별보좌관인 A씨는 윤 씨 일가의 자손 B씨에게 전화연락을 취했다.

A씨는 묘 이장에 따른 추가비용이 얼마나 소요되냐고 B씨에 물었다. 그는 “비석이 다섯 개면 60씩 300(만원)이요. 장비 하루불러 60만원, 인건비 사람 두 사람 불러 100만원 치자구요”라고 구체적 금액을 명시했다.

또 이장 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에 대한 과태료(기당 100만원)도 언급했다.

A씨는 B씨에게 “아버님과 동생과 잘 협의해서 연락을 달라”며 추가 보상을 암시했다.

그 뒤 김 지사 특별보좌관 A씨는 B씨에게 MBC충북의 보도를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해서 우리가 지금 뭐 방송에 나간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서로 이게 얼굴이 똥칠하는 거야. 나는 참 그게 싫은 거니까”라며 “그래서 내가 우리 윤 사장님한테 이제 뭐 첨 부탁을 드린다고 하면 내가 전화번호를 줄테니까 그 MBC 그거 취급하는 기자분한테 전화를 주셔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거 우리 가장사인데 왜 당신들이 그렇게 하냐 한번 말씀을 주셔요”라고 당부했다.

A씨는 이어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언급했다.

그는 “지사님도 사실은 오늘 하루 종일 일도 못해. 나한테 전화 다섯 번 왔어요. 잘 타협을 해서 저쪽에 서운하지 않게 하라고 얘기를 하시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일하는데 바쁜 윤 사장한테 지금 전화를 한거야. 사실은 그러니까 서로 돕고 살아야 할거 아니야. 윤 사장도 나를 도와주고 싶다면 거기 전화 한 번 하면 큰 문제 안 되니까”라고 했다.

A씨는 B씨에게 주의사항도 당부했다. 그는 “나도 윤 사장님이나 나나 저기 사내들 아니야. 왜 그걸 잘 타협하면 되는 걸 가지고 신경쓸 거 뭐 있어. 내가 전화번호 하나 드릴테니까”라며 “또 뭐 기자들이 그렇게 물어 볼 거여. 또 산주(김영환 지사) 측에서 전화하라고 했냐고 물어 볼 거야. 뻔하잖아. 그건 아니고(라고 말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이걸 해결하고 갈려면 서로 싸운다고 될 일도 아니고”라며 “우리 윤 사장님이 기왕에 만난 것도 인연이니까 전화 좀 해주셔서 시끄럽게 되면 뭐 하냐고 원만하게 잘 끝났다고 얘기하셔”라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특별보좌관 A씨가 묘 이장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윤 씨 문중 B씨에게 보낸 문자(사진은 본보가 문자내용을 재구성 한 것)
김영환 충북도지사 특별보좌관 A씨가 묘 이장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윤 씨 문중 B씨에게 보낸 문자(사진은 본보가 문자내용을 재구성 한 것)

 

김 지사 특별보좌관, 문자 전송(예시)안까지 보내

B씨에 따르면 전화통화가 끝난 뒤 A 보좌관은 MBC충북 소속 직원의 연락처를 보냈다.

또 MBC충북 간부에게 보낼 문자메시지 예시안까지 보냈다.

A씨가 보낸 문자에는 “보도가 나간다면 저희 가문과 조상님들께 누가 될 것 같아 가족 들도 보도를 원치 않고 있습니다. 보도를 중지시켜주십시오. 연락이 되지 않아 문자 남깁니다”라고 적혀있다.

김 지사 측과 윤 씨 문중은 이장허가를 둘러싸고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윤 씨 문중 측은 이장 관련 일체 업무를 김 지사측이 선임한 상포사에서 처리를 하기로 했다며 이장 허가를 받지 않은 책임은 지사측에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지사 측 A특별 보좌관은 “이장과 관련된 신고업무는 묘주가 해야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0일 충북도지사 특별보좌관 직을 사퇴했다고 밝혔다. 추가보상과 MBC충북의 보도를 막아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합의서상 다 끝난 일이지만 자꾸 다른 얘기가 나오고, 추가 비용을 말해서 이야기 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해 김 지사로부터 특별보좌관(무급, 비상근)으로 임명됐고, 지난 3월에는 충북도청이 운영하는 공기업인 충북개발공상의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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