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대회의, 명의도용 관련자 엄벌 촉구…상당서에 고소장 제출
윤사모 충청연대, 시민단체명 일부 도용 인정…“단순 실수” 반박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1일 충북도청 앞에서 ‘시민단체를 향한 백색테러! 명의도용 관련자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명의도용 관련자 색출과 엄벌을 촉구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1일 충북도청 앞에서 ‘시민단체를 향한 백색테러! 명의도용 관련자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명의도용 관련자 색출과 엄벌을 촉구했다.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이 8일 충북도청 앞에 설치된 근조화환을 두고 시민단체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강력 항의하는 가운데 근조화환을 설치한 윤사모(윤석렬을 사랑하는 모임)는 시민단체 이름을 일부 도용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름에 특허가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반박하고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충북연대회의)는 11일 충북도청 앞에서 ‘시민단체를 향한 백색테러! 명의도용 관련자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명의도용 관련자 색출과 엄벌을 촉구했다.

앞서 8일 윤사모 산하조직인 충청연대의 충북학생청년연합은 충북도청 앞에 60여개의 근조화환을 설치했었다. 화환에 걸린 문구는 최근 충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김영환 예비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문제는 ‘충북언론시민연합’, ‘충북민예총연합’ 등 근조화환을 설치한 단체가 기존 충북지역에서 활동해온 시민단체명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8일 본보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근조화환을 내건 단체는 △충북언론시민연합 △충북환경운동연합 △충북이주여성인권단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충북민예총연합 △한국민족예술인단체연합 △충북민주화운동계승모임 등 수십 개다. 얼핏 보면 기존 충북과 청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나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기존단체와는 두세 글자가 다르다. 근조화환을 설치한 ‘충북민예총연합’이 근조화환과는 무관한 ‘(사)충북민예총’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정승희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시민사회(단체)가 그동안 땀 흘리고 눈물 흘리고 일궈왔던 것들이 저들에게 이런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이 너무 기가 막히다”며 “시민사회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저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한용진 (사)충북민예총 사무처장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국민의힘 내부 공천과정에서 발생한 불협화음이다. 이 일을 기획한 사람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며 “명의도용을 백색테러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행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사법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충북연대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역정치를 막가파식 구태정치, 퇴행정치로 몰아놓은 이 사태를, 그리고 과정에서 시민단체를 명의도용하며 욕보인 이 사태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고발을 통해 원죄를 명백히 밝히고 이에 맞는 죗값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연대회의 제공.
충북연대회의 제공.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충북연대회의 소속 8개 단체는 기자회견 직후 윤사모 산하 김정훈 충북학생청년연합 총괄본부장, 김영남 충북학생청년연합 대표, 김귀현 윤사모 충북회장을 상대로 상당경찰서에 형법 제239조 사인등의 위조, 부정사용의죄 및 시민단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충북학생청년연합은 충북도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 
충북학생청년연합은 충북도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훈 충북학생청년연합 총괄본부장은 “이름이 흡사한 것과 오류가 난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실제 조직된 단체들도 있고 조직될 단체명이다. 이름에 특허권이 있냐”고 따졌다.

이어 “근조화환 퍼포먼스가 전날 기획된 것이고 총무가 혼자 밤에 일괄적으로 하다 보니 실수가 생겼다. 단순 실수다”라고 반박했다.

또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런데 (충북참여연대)에 전화를 했더니 ‘됐어요’, ‘할 말 없어요’라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어쩌라는 거냐”고 반발했다.

김귀현 윤사모 충북협의회장.
김귀현 윤사모 충북협의회장.

 

김귀현 윤사모 충북협의회장은 “윤사모 충청연대에는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들도 있고 여성단체 소속회원들도 있다. 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다”라며 “이름을 잘못 써서 죄송하다고 정중히 사과를 했고 일부 수정도 했다. 원래 오늘(11일)이나 내일(12일) 화환을 철거하려고 했는데 불거지니까 (당분간) 놔둘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충북학생청년연합은 김영환·이혜훈 전 국회의원 규탄과 함께 이들에게 충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요청한 박덕흠·이종배·엄태영 국회의원과 정우택 국민의힘 충북도당공천관리위원장을 비판하고 있다. 근조화환 옆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으며 5월 4일까지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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