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문제로 전환됐습니다. 충북인뉴스는 위기의 시대에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담아보려 합니다. 풀꿈재단과 함께 1주일에 1회씩 매주 ‘풀꿈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풀꿈칼럼 : 나무가 되고 숲이 돼 지구를 지키자

글 : 김말숙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사무국장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염, 폭설, 태풍, 산불 등 심각한 이상기후 현상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탄소중립’은 이제 단골 주제가 됐다.

탄소중립(넷제로)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배출되는 온실 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나무를 심거나 청정에너지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실질적인 배출량을 0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로 세계 각국이 탈 탄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추세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추진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반가운 일이다.

나는 2013년부터 초록마을사업 실무자로 활동하고 있다. 예전에는 막연하던 기후변화를 요즘은 피부로 실감하며 ‘그래도 우리는 참 선제적으로 대응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제 우리 시민들의 소소한 노력만으론 안되겠구나’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이제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선다니 기대가 된다.

 

기후변화 대응 초록마을사업

초록마을사업은 2010년부터 12년째 추진되고 있는 청주시의 대표적인 기후변화대응 시민실천 프로그램이다.

시민단체인 청주충북환경연합이 제안하고 청주시가 후원하여 시작된 민·관 협력 거버넌스 사업이다.

녹색청주협의회, 풀꿈환경재단에 이어 지금은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가 주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세종충북지역본부, 대한주택관리사협회충북도회,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청주시지회, 청주시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청주충북환경연합, 충북농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 여러 기관 단체가 협력하고 있다.

매년 봄이면 농부가 씨를 뿌리듯 초록마을을 모집한다.

우편이나 이메일, 홈페이지를 통해 초록마을 모집 공고를 내면 “초록마을이 뭐하는 거예요? 하면 뭐가 좋아요?” 묻는 전화가 온다.

“기후변화가 심각하잖아요. 시민의 노력으로 가정과 생활에서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변화를 막아보자는 거예요. 마을 주민들과 함께 환경교육도 받고, 수도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활동을 해 주시면 돼요. 잘하면 연말에 상도 줘요” 간절함을 담아 적극 홍보하지만 선뜻 참여하는 마을은 많지 않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공익을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관리업무도 힘든데 가욋일을 해야 하고 마을 대표들은 점점 개인주의로 변해가는 세상에 모이기도 힘든데 주민들을 설득해 에너지 줄이기 실천을 해야 한다.

그래도 이 어려운 일을 꾸준히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업이 지속될 수 있었다.

 

초록마을사업의 성과

2010년부터 2020년 까지 청주시내 공동주택 259개소와 농촌마을 63개소, 초등학교 4개소가 이 사업에 참여했다.

사업기간 동안 계량이 가능한 초록마을(아파트)에서 수도· 전기· 가스 사용량 절감으로 총 1,464,898kg의 CO2 감축, 이를 연간 감축량으로 환산하면 2,334,506kg의 CO2를 감축한 것으로 이는 1,624,004그루의 30년생 소나무가 연간 흡수하는 CO2량과 유사하며, 약 10.2km2의 소나무 숲을 조성한 효과를 나타낸다.

작년부터는 참여마을을 구조화하여 단계별로 초록씨앗마을-나무마을-숲마을로 설정하고 우수마을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이고 각 마을별로 활동을 활발히 진행할 수 있도록 골고루 진행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변경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초록씨앗마을 32개소(아파트 22, 농촌 10), 전년도 우수마을인 초록나무마을 8개소(아파트 5, 농촌 3)가 초록마을로 선정되어 총 40개의 마을이 참여하고 있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홈페이지 초록마을 활동방을 보면 각 마을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코로나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마을 주민들이 모여 꽃과 나무를 심고 마을 뿐 아니라 주변 공원, 하천 등 공공장소 정화활동도 꾸준히 한다.

종이팩, 아이스팩, 비닐 등 분리배출을 통한 쓰레기 줄이기, 자원 재활용에도 열심이다. 도심 속 작은 텃밭을 만들어 키우는 즐거움과 나누는 기쁨을 누린다.

에너지 줄이기 캠페인도 하고, 에너지절약왕 콘테스트도 연다. 같이 소등행사도 하고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도 하고...

글 : 김말숙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사무국장
글 : 김말숙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사무국장

 

주민 간 단합이 잘되고 열심히 활동하는 마을을 보면 앞장서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마을 리더가 있다. 나보다 더 활동가 같은 사람들 -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존경스럽고 기운이 난다.

함께 해요~ 초록마을사업

초록마을사업을 한다는 것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한 손을 보태는 일이다. 문제를 누군가 한 번에 해결해 주는 경우는 없다.

우리 생존을 위협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실천이 중요하다. 시민 개개인의 작은 실천으로 당장 큰 성과를 낼 수는 없지만 함께 힘을 합쳐 화석연료를 줄이고 생활양식 변화를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면 나비효과를 일으켜 가속화 되는 기후변화를 막고 소중한 우리 삶의 터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탄소중립’ - 정부에서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시민이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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