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문제로 전환됐습니다. 충북인뉴스는 위기의 시대에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담아보려 합니다. 풀꿈재단과 함께 1주일에 1회씩 매주 ‘풀꿈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업싸이클이 별건가요?

글 : 이경희 (업싸이클러)

업싸이클동아리 쓰레기연구소 회원들의 활동장면
업싸이클동아리 쓰레기연구소 회원들의 활동장면

가을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가을로 가는 길목에 마치 여름장마처럼 비가 내립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우산입니다. 누구나 하나쯤 우산은 가지고 있으시죠.

하지만 저렴하게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누구나 쉽게 버리기 시작 한 것 같습니다.

특히 분리 배출함에 가면 삐딱하게 서 있거나 꽂아 있는 우산을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사실 우산 그 자체로는 분리배출이 되지 않는 일반쓰레기입니다.

이유는 플라스틱, 고철, 방수천 등 복합 재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 분리하지 않으면 재활용을 위한 분리 배출이 어렵습니다.

저는 업싸이클러입니다. 요즘 관심사는 우산천을 활용한 업싸이클입니다.

최근에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서 ‘우산 리페어’ 행사가 있었습니다.

우산을 고치러 먼 길 오셨지만, 안타깝게도 수리할 수 없다는 판단을 받고 아쉬워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을 위해서 우산을 해체, 재단하고 자르고 박음질로 텀블러 보냉팩을 만들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우산천을 활용해 만든 텀블러 보냉팩
우산천을 활용해 만든 텀블러 보냉팩

아주 만족해하시면서 “저한테는 사연이 있는 특별한 우산이었는데, 이렇게 예쁜 보냉팩으로 다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가셨습니다.

저는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경교육강사들이 주축이 되어 있고, 동아리 이름은 ‘쓰레기연구소’입니다.

이름 그대로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모아서 교구도 만들어보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도 만들어 보는 동아리입니다.

시간과 장소만 알려주면 회원들이 재료를 가져오고 열띤 토론과 시행착오 끝에 완성품이 나옵니다.

3명으로 시작된 쓰레기 연구소가 지금은 제법 회원이 늘었습니다.

이경희씨가 업싸이클 작업을 하고 있다.
이경희씨가 업싸이클 작업을 하고 있다.

가끔 “손재주가 없어도 회원이 될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 대답은 “YES”입니다.

업사이클링이 별건가요? 조금 비뚤어지고, 찌그러지면 어때요.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업사이클링이죠.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기도 하고 고마운 분들에겐 선물로도 드릴 수 있는 업사이클링은 이미 내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버려지는 것들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에 가치를 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여러분도 저와 같은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글 : 이경희(업싸이클러)
글 : 이경희(업싸이클러)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