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참여연대, ‘충북지역 고교학점제 과제와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 개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22일 ‘충북지역 고교학점제 과제와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22일 ‘충북지역 고교학점제 과제와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각 지역 교육지원청이 고교학점제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학교현장에서는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학점제 취지가 개별맞춤형 교육, 빛깔과 색깔이 다양한 교육을 추구하고 있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그 취지를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교사들은 부족한 교원 수와 여전히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의견은 22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충북참여연대)가 주최한 ‘충북지역 고교학점제 과제와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학과 김성천 교수의 ’미래교육과 고교학점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가 있었다. 토론자로는 충북교육청 학교혁신과 손기향 장학관, 오송고 김흥준 교장,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신소영 정책팀장, 충북도의회 최경천 의원, 충북참여연대 최진아 시민자치국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고교학점제의 의미와 문제점,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제시하며 실제 학교 현장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토론했다.

 

교사 한 명이 3~4과목 담당…기승전교원수급

이날 지적된 고교학점제 문제점으로는 부족한 교원수급, 책임보다는 다양성에 치중되는 현실, 여전히 중요시되는 입시위주 교육 등이다. 오송고 김흥준 교장은 “특히 교원수급이 문제다. 실제 교사 한 명이 3~4과목을 담당하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다. 예를 들어 아이들 하나하나를 면밀히 파악하고 관찰한 후 학교생활기록부에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기록해야 하는데 교사 한명이 3~4과목을 다 담당하기는 너무 어렵다. 고교학점제는 교사 수급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성천 교수는 “기존의 학급당 일률적으로 배치했던 교원배치를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배치하는 등 교원배치 정책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흥준 교장은 또 “고교학점제를 4년째 운영하면서 느끼는 문제는 부족한 교원 이외에도 평가와 대학진학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일반고에서는 어차피 대학진학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고 결국 진로는 당연히 진학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 고교학점제는 어떻게 하면 대학진학에 유리할까라는 질문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성천 교수는 “고교학점제 이후 처음 입시를 치를 2028년도 대입 상황은 현재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일단 많은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을 없애는 등 대학의 입시 압력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교정상화와 고교학점제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교육과정의 민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성천 교수는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교사·학부모·지역사회의 참여”라며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학부모에게 충분히 설명하면서 학교의 교육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충북교육청 학교혁신과 손기향 장학관은 각 지역별로 구축된 교육협력센터 현황과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해 개설한 과목을 소개했다. 손 장학사는 “지역에 있는 대학과 연계해 과목을 개설했고 대학이 없는 지역을 위해서도 고교학점제 정책추진단 등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충북교육청 정책추진단은 지난 5월 각 지역의 교육협력체 구축과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 활동 현황을 공유하고 기관별 지원사항과 협업과제 등을 토의했었다.

김성천 교수는 “고교학점제에서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지역단위 안에서 교과목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지역을 알고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입시와 연결되는 현상 경계해야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이 지나치게 입시와 연결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신소영 정책팀장은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들이 반드시 특정분야의 진로로 이어지는 것은 어렵다. 더구나 그것을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교육적이지도 않다”며 “학교 교육과정은 다양한 흥미적성을 충분히 찾고 도전해보며 때로는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 과목선택의 경험을 해도 어느 정도는 괜찮은 시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준 교장도 “일부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신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심화과목을 수강하는 등 쏠림현상도 있다”고 전했다.

최진아 국장은 “고교학점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칫 학생 간·학교 간·지역 간 양극화를 부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입시를 위한 또 하나의 경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충북교육청이 고교학점제를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의견과 함께 입시를 위해 학생 수준과 상관없이 전문교과를 선택하는 등 고교학점제가 지향하는 바를 오히려 고교학점제로 인해서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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