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자살 서현덕 이경 ‘부모님전상서’

故서현덕 이경(21)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지난 7월 9일 오후 2시께 부대 내 훈련 중에 발목부상을 입었다.

부상 당일 오전은 부대정비였고 서 이경은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곳곳에 적혀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100일 휴가를 기대하는 바램이 컸다.

하지만 서 이경의 100일 휴가는 발목부상의 치료를 위한 뜸 치료과정에서 2도화상을 입어 상태가 악화, 7월 26일 28일간의 경찰병원 입원으로 이어져 퇴원 이틀 후인 8월 24일 성사됐다.

그토록 서 이경이 기다렸던 100일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던 8월 28일 오후. 그는 터미널에서 발길을 돌려 인근의 아파트에서 투신, 목숨을 끊었다.

서한문에서 서 이경이 의경이 된 후 접하는 시위진압현장출동에 느낌도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대에 배치된 후임 2명이 자신이 속한 소대에 배치되지 않음을 아쉬워하며 하루 속히 후임이 배속되길 바랬다.

서 이경은 4월 20일 입대 후 기초군사훈련과 후반기 교육을 마치고 6월 9일 시위진압전문 중대인 34중대 1소대에 배치됐다. 2주간의 보호기간을 마치고 시위진압현장에 투입되었고 자대배치 한 달 만인 7월 9일 오후 훈련 중 부상을 입었다.

서 이경이 부모님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그의 마음과 심경을 다소 나마 읽을 수 있어 전문을 게재한다.


To. 부모님께

오늘은 7월 9일입니다. 잘 지내시죠? 오늘은 부대정비에요.
시간은 8시27분. 이 시간이면 재덕이는 학교가고 어머니는 회사가시고 아버지는 일가시고 집에는 워리 밖에 없겠네요.

7월 7일날 전국노조연맹이 서울에서 집회가 있었어요. 사람이 많이 와서 충돌은 일으키지 않고 병력을 빼서 쉬고 있었어요, 시간이 흘러 부대복귀했습니다.

후임이 들어 왔는데 아쉽게도 후임 2명이 다 2소대로 갔어요 T.T 빨리 후임이 들어왔으면... 데모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오늘 비가 오네요. 제천도 비오죠?
7월달이 된지 얼마 안 되었는데 시간이 빨리지나가서 벌써 7월 9일이네요.

100일 휴가는 아직 결정이 안났어요. 선임분들도 대부분 소대배치 받고 1달 생활한 뒤에 나가는 것 같습니다. 7월 1일 보호기간 풀리고 소대생활을 했으니까 아마도 7월말 8월초쯤에 나갈 것 같습니다. 100일 안 되서 나갈 수도 지나서 나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휴가가 8월 1일서부터 인데 웬만하면 8월 1일 날에 나갔으면 합니다. 그러면 휴가여서 같이 놀러도 가고 하면 되는데, 그런데 군대이기 때문에 언제 갈지 모르겠습니다. 하루가 지나가면서 100일 휴가를 바라보며 지내고 있어요 ㅎㅎ.

여름이어서 좋긴 좋은데 너무 더워요 ㅋ. 서울은 아스팔트에 차가 많고 밀집되어 더 더운 것 같아요. 다음에 100일 휴가 가면 사진을 들고 와야겠어요. 사진이 없어서 보고 싶을 때 꺼내어 보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휴가 나가서 사진을 가져오고 싶습니다.
디카로 가족사진 찍어서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싶어요. 2주나 3주지나면 집으로 Go~ ㅎ

집에서 장기 좀 배워서 와야겠어요. ㅋ.ㅋ
시간 잘 지나 가네요. 어제 7월 8일 이었는데 중앙정부청사에서 전국교직원 데모가 있어서 시설경비 서고 부대로 돌아오던 중 세종문화회관인가... 거기서 연예인들 시상식 있다고 팬이 쫙 서있고 가끔가다 연예인이 내린 것을 봤습니다. ^^

100일휴가 가면 할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_-!
대학교도 찾아가 보고 고등학교도 가보고 고모도 찾아뵙고 ㅎ.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그렇다고 폭식하면 몸에 해롭고 ㅎㅎ 다음주에 신병 또 들어온다고 합니다. 제발 우리소대로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빨리 여름이 갔으면 차리리 추운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겨울은 한강바람 때문에 춥다고 들었습니다. 난 추운게 좋아요 ㅎㅎ 시간은 금방 지나가기 때문에 집에 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집에 가서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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