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여성후보는 모두 4명이다. 충북도의원 후보로는 정지숙(55·청주시 제2선거구)씨가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졌고 기초의원에는 최광옥(46·모충동)씨가 청주시의원, 권순옥(64·교현·안림동)씨가 충주시의원, 그리고 양순경(46·명서·의림·영천1, 2동)씨가 제천시의원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조직과 자금면에서 남성보다 열세인 점을 딛고 출마한 만큼 몸으로 뛰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여성과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노인 등 우리사회의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겠다는 뜻을 공통적으로 비췄다. 후보들 대부분이 여성단체와 인연을 맺고 있어 실질적으로 단체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6대 지방선거에서 충북도내 여성의원이 ‘도의원 0명, 시의원 1명’으로 창피한 수준이어서 이를 탈피해 보자는 여론이 형성됐으나 막상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 그러나 도내 여성계에서는 비례대표로 도의회에 들어갈 여성을 최대한 3명으로 잡고 나머지 후보들이 의회에 입성한다면 어느 정도 여성들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직공무원 2명, 유치원장 1명,
음악학원장 1명 출마

지난 2000년 6월 현재와 같은 지역구인 성안, 탑·대성, 용담·명암, 금천, 영운, 용암·용정동 도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경험을 살려 무소속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한 정지숙 후보는 충북도 부녀복지계장과 여성복지과장, 청주시 부녀아동상담소장 등을 역임한 전직 공무원.
그는 여성복지 업무만 25년 해온 경험을 살려 여성·장애인·노인복지쪽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봉사와 사랑의 나눔을 함께 하겠다는 정 후보는 도내 최초 지역구 여성 도의원이 되겠다며 현장을 누비고 있다. “무소속이라서 조직이 없다는 점, 여성들의 의식이 아직도 깨어있지 않은 점 때문에 힘들다. 그러나 보궐선거 때 나온 경력이 있어 인지도도 높고 이제 사회적으로 여성들이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돼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여성고용증대 및 여성정책 기반수립, 근로자 300인 이상 직장보육시설 의무화, 장애인 의무고용 추진, 환경정책 수립, 자원봉사센터 읍·면·동 확산, 경로당 놀이공간 확충, 여성공무원 승진차별 철폐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또 청주시의원 3선에 도전하는 최광옥 후보는 한 때 도의원에 출마할 것을 신중히 검토했으나 모충동 지지자들이 지역구 사업을 마무리 해 달라며 간곡히 요청하는 바람에 시의원에 출마했다는 것. 3선에 무난히 성공하면 시의장도 바라볼 만 한 그는 여성과 젊은 층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군인 곽언영(46·신세계속셈학원장)씨의 적극적인 외조도 널리 알려진 편.
최 후보는 “여성은 남성보다 2배 이상 노력해야 한다. 잘 하는 것 보다 못 하는 것이 드러나고 남성을 우월하게 보는 경향이 있어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 이미 2번의 의원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모충동을 위해 큰 일을 할 사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내걸었다.
그는 전 신세계음악학원장으로 충북여성포럼 운영위원, 충북학원연합회 자문위원, 전국주부교실충북도 회장, 충북여자중학교 총동문회장 등을 맡고 있다.
공약으로는 사회복지관·노인대학·청소년 공부방·시민휴게실 신설, 모충동∼산남주공 아파트 및 조치원 가경동 방면에 시내버스 노선 설치, 쌍샘∼산남동 도로개설 완료, 모충교∼충북대병원 4차선 확장 및 인도설치 완공, 노후된 상수도관 교체 등을 내걸고 임기내에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여성들이 후보로 나서야 한다”

충주시의원에 출사표를 던진 권순옥 후보는 2대 의원(95∼98)을 지낸 경험이 있고 3대 때도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는 “여러 사람에게 출마를 권유했으나 충주지역에서는 나서는 여성후보가 없어 내가 직접 도전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필요한 시대인데 아직도 여성들이 이 부분에서는 용기를 못 내고 있어 답답하다”며 여성들의 정치의식이 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뜰한 살림꾼 권순옥에게 충주시 살림을 맡겨달라’는 구호로 그는 여성인권상담소 개설, 공청회와 토론회를 개최하는 의회상 정립, 탁아 보육시설에 대한 예산 대폭 확대, 교현·안림지역의 주거환경 개선, 남산등산로 확장, 남산빌리지 주민환경개선, 농촌총각 무료결혼상담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충주시 공무원 출신인 권 후보는 한국부인회 충주시지회장과 충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 충주시소비자보호센터 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충주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남산아파트 2·3단지 자치관리회장, 남산청소년공부방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한편 똑소리나는 지역살림꾼이 되겠다고 선언한 제천시의원 양순경 후보는 제천시 15개 여성단체가 공식적으로 밀고 있어 사정이 좋은 편이다. 출마 당시부터 뜻있는 여성들이 여성시의원을 탄생시켜 보자며 추대한 케이스. “여성들은 조직이 약해 선뜻 용기를 내기가 어려운데 여성단체가 도움을 줘 열심히 뛰고 있다”는 그는 큰 살림을 챙기고 어려움을 보듬을 수 있는 제천의 큰 며느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명락유치원을 21년 동안 운영해왔고 명락주부대학과 노인대학 강사, 제천시사립유치원연합회장, 제천YWCA 이사, 새교육공동체 이사 등의 직책을 가진 양 후보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를 비롯해 보건소에 노인전문치료센터 설치, 경로연금 인상, 노인구직센터 설치, 공공근로사업비 10% 증액 추진, 직업교육을 통한 서민정책 추진, 공공탁아소 설치, 시 산하에 여성정책 전담 부서 설치 등을 약속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