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청전지하상가 활용한 청소년 문화공간조성 무산 위기
제천시의회, “꼭 청소년 공간이어야 하나? 국비 받았는지 몰랐다”

청전 지하도로 겸 상가시설 모습.(사진 제천시제공)
청전 지하도로 겸 상가시설 모습.(사진 제천시제공)

제천시가 모처럼 청소년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계획했으나 제천시의회와 소통부재로 사업이 무산될 전망이다. 제천시가 청전지하상가에 청소년 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고 2021년 본 예산안에 15억 원을 편성했으나 제천시의회가 이를 전액 삭감한 것이다. 의원들은 “지난 11월 제천시가 간담회를 열었으나 이후 세부사업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며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천시는 지난 7월 20년간 흉물로 방치돼 있던 청전지하상가를 리모델링해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었다. 안무실, 동아리방, 미디어 공간, 쉼터, 다목적실, 작은 영화관, 북 카페 등을 꾸밀 계획이었다. 지역주민과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도 열어 의견을 사업에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이 사업은 내년 하반기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천시의회는 22일과 23일 각각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상임위원회에서 이 사업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지하가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공간인지, 또 청소년 이외 시민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산업건설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은 “환기가 잘 안 되는 지하에 청소년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적합한지 의문이 들고 청소년 이외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가능한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는 곧바로 ‘청전지하도 청소년 문화 공간 조성 좌초하나’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냈다가 회수하기도 했다. 보도 자료에서 제천시는 “사업이 무산되면 어렵게 확보한 국비 7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며 “놀만 한 장소가 없다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청소년 문화 공간 조성에 대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제천시는 이 사업 추진을 전제한 정부 특별교부세 4억 원을 이미 받았고 교육부 미래교육지구 공모사업 선정으로 프로그램 운영비 3억 원도 받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정작 제천시의회는 국비를 받았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 김병권 위원장은 “국비를 받았는지 전혀 몰랐다. 설명이 없었다”며 “그런 사실을 알았다면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는 일이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상황이 그렇다면 추경에 예산을 편성해보는 것을 고민해봐야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 관계자는 “교부세 4억 원을 받은 것은 12월 초이고 교육부 미래교육지구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은 아주 최근이다”라며 “미처 제천시의회에 이를 전달하지 못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공청회도 열지 못했고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제천시 또 다른 관계자는 "국비받은 것을 설명은 못했지만 11월 의원 대상으로 간담회도 열었다. 더 고민해야 한다니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결국 제천시와 제천시의회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으로 제천시의 청소년 문화 공간 조성 사업은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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