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사 두진건설·리드산업개발 부적합 여론
청주 민관거버넌스 3개월 시한 매주 1회 회의 공개

도시공원 민간개발을 놓고 청주시와 시민사회단체의 갈등 끝에 2번째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난개발 대책 거버넌스(이하 청주거버넌스)'가 구성됐다.  청주시와 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이하 도시공원대책위)는 지난 16일 김항섭 부시장과 연방희 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대표를 공동의장으로 한 15명의 위원을 확정했다. 위원은 시 국장급 2명, 시민대책위 3명, 전문가 그룹 3명, 시의회 3명, 녹색청주협의회 2명이다. 청주거버넌스는 업무 효율성을 위해 위원 중에 6명으로 실무TF를 구성했다. 앞으로 3개월간 전체회의와 실무TF 회의는 매주 1회 열며 공무원, 도시공원대책위, 녹청에서 간사 1명씩 참여해 합의문을 작성,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 19일 1차 회의는 한범덕 청주시장과 연방희 공동의장(전 청주충북운동연합 대표) 주재로 열렸고 향후 도시공원과 완충녹지 등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전반을 다루돼 우선적으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을 중점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이에따라 청주거버넌스는 구룡공원과 매봉공원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당초 매봉공원은 사업시행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예치금 430억원까지 입금받아 사업자체를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 청주시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도시공원 대책위측과 막판 조율을 통해 매봉공원도 협의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성화동 구룡공원의 경우 1·2구역으로 나뉘어 진행된 사업제안 공모에서 1구역은 컨소시엄 업체 1곳만 신청하고 2구역은 신청자가 없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청주시가 지난 7월 구룡공원 민간업체 사업 제안서를 마감한 결과 두진건설, 리드산업개발이 1구역에 아파트 1700세대 건립 계획을 제안했다. 당초 5월말 사업 참가 의향서 접수 때는 1구역에 4개 업체가 신청했으나 3개 업체는 모두 포기한 셈이다. 이에대해 지역언론에서는 아파트 미분양 사태로 인한 금융권 자금조달 제약,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운동 여론부담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청주시는 1구역의 유일한 신청사인 두진건설·리드산업개발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고 최종적인 사업자 결정은 청주거버넌스 논의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2구역 개발사업의 재공고 여부도 청주거버넌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따라서 청주거버넌스 2차 논의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구룡공원 1구역 개발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실적으로 시가 제시한 8개 민간개발 도시공원 가운데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구룡공원이다. 또한 지난 2003년 뚜꺼비 생태보존 운동으로 학습화된 산남동 주민들의 결속력이 선출직 공직자들에겐 심적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두진건설·리드산업개발의 부적합 논란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도시공원대책위는 두진건설이 CJB청주방송 대주주라는 점을 강조하며 구룡산 대규모 개발의 시발점이 2012년 CJB 미디어센터 건립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리드산업개발은 이미 잠두봉공원 민간개발 사업을 따냈기 때문에 중복 선정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도시공원대책위는 지난 7월 성명을 통해 “두진건설은 CJB 미디어센터 건립을 명목으로 구룡산 개발 사업을 추진했으며, 한범덕 시장은 완충녹지를 해제하고 교통영향평가도 없이 사업승인을 해줬으나 현재 CJB 미디어센터는 주민의 염려대로 방송사업보다 웨딩사업이 전부인 편법 영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미디어오늘>도 6월 19일자 '사주 이권 사업에 흔들리는 언론 독립성'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구룡공원 민간개발사업을 언급했다.

기사의 핵심내용은 "CJB 청주방송의 대주주 두진건설이 시민단체 반대에 부딪힌 청주 구룡근린공원 민간공원조성사업에 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낳고 있다. 지역 지상파 방송의 사주가 지역민간개발 사업에 뛰어들면서 방송 뉴스도 자칫 사주의 이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였다. 이에대해 김종기 CJB 보도국장은 “(사주가 추진하는 사업과) CJB 보도 방향은 전혀 무관하다.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현실적 방안이 무엇이고,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보도국의 입장이다. 만에 하나 두진건설이 사업자로 선정돼도 우린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객관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지역언론계 Q씨는 "올해 청주방송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상파방송사업 재허가 심사 대상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재허가 대상 방송국의 공적책임, 공정성, 공익성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8월말까지 시민 의견청취를 하고 있다. 청주방송 구성원 입장에선 시민 반대 여론이 강한 공원개발 사업에 대주주 회사가 참여하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공정보도를 한다해도 기계적인 균형론의 범위를 벗어나긴 힘들지 않겠나?"고 말했다. 

리드산업개발은 수곡동 장두봉공원의 민간개발사업자로 선정돼 지난 3월부터 '더샵 퍼스트파크' 1112가구(28층 11개동) 아파트 분양을 시작했다. 인근 계룡리슈빌·주공 아파트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해 반대운동에 나섰으나 공사를 강행했고 막바지에 개별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3.3㎡당 분양가가 평균 865만원이었지만 민간개발 1호 사업장이란 잇점으로 성공적인 분양실적을 거뒀다는 것. 따라서 구룡공원 1구역까지 시행사로 선정된 경우 중복 선정에 따른 특혜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청주시가 도시공원 민간개발 사업자 공모 결과 6개 공원에 경쟁자 없이 각각 1개사씩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거중조정을 했던 업체간 조율을 했든 사전 조정의 혐의가 짙다보니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 가운데 기존 아파트밀접지역과 접한 잠두봉공원은 반대민원이 가장 거센 곳이었다. 그런데 더 큰 민원이 발생한 구룡공원 사업권까지 준다면 과연 공정하다고 볼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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