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책임으로 물러난 김윤배 전 총장의 지속적인 학교 운영 관여 의혹과 학내 구성원 갈등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청주대학교 사태에 대해 또 다른 설립자 후손인 김현배 총동문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총동문회장은 지난 5일 청주대학교 청석홀에서 열린 개교 72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청주대는 최근까지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과 이로 인한 학내 갈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 위기라는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도 많은 차질을 빚고 있다" 며 "좀 더 개방적이지 못하고 폐쇄적인 학교 운영이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한다"며 "동문회나 지역사회와의 소통은 둘째 치고,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조차 이뤄지지 않아 서로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총동문회장은 "한 달 전 10만 동문의 숙원이었던 역사적인 동문회관 입주식에조차 학교 관계자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소아적 사고의 결과가 쌓이고 쌓여 청주대학교의 잃어버린 10년, 20년이 됐고, 오늘의 현실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과 같이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운영으로는 역사와 전통, 그 속에 녹아있는 전력과 구성원들의 출중한 역량도 아무런 쓸모가 없다"며 "이제 우리는 청주대학교 발전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위해 자기 희생을 마다치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동문회장은 마지막으로 "모교의 생일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저의 마음도 편치 않다"며 "앞으로 총동문회가 대내외 청대발전위원회를 구성해 모교 발전을 위한 건설적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총동문회장은 1924년 학교법인 청석학원을 설립한 청암 김원근, 석정 김영근 형제 중 석정계 손자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국회의원의 부친이기도 하다.

그동안 청석학원 산하 청주대학교는 청암계 후손인 고 김준철 이사장과 김윤배 전 총장이 실권을 행사해왔다.

김 전 총장은 2014년 12월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 책임으로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2017년 8월 학교법인 이사직도 사퇴했다. 김 전 총장은 그해 12월 대법원에서 교비 횡령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임원 자격이 박탈됐으나 후임 총장 인선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지난 3월에도 김 전 총장의 집안 인물로 알려진 표갑수 전 청주대 부총장이 청석학원 이사장에 임명되면서 다시 한번 김 전 총장의 '수렴청정' 논란이 불거졌다. 표 이사장은 김 전 총장 재임 당시 청주대 교무처장, 부총장 등 핵심 보직을 맡은 김 전 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청주대교수평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김 전 총장과 매우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이사장과 이사에 선임됨으로써 청석학원 이사회가 특정 개인의 친정 체제로 완전히 굳어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부실대학 선정 책임으로 물러난 김 전 총장의 최측근들로 이사회가 꾸려진 점에 대해 우려하는 바가 크다"고 힐난했다.

교수평의회는 표 신임 이사장에게 ▲학교 운영에 초법적으로 개입하려는 외부 압력이 가해진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보편적 대학정신에 부합하는 민주적 총장선출규정의 제정을 위해 학내 구성원 단체들과 협의할 의향이 있는가 등의 공개 질의를 던졌으나 표 이사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청주대교수평의회와 청주대 직원노조, 청주대 총동문회는 지난달 21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학교 측에 다시 한번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들 단체는 학교 측에 ▲김 전 총장 석사학위의 조속한 표절 검증 ▲학생지원팀의 부당한 인사 정상화 ▲전 학생회 간부의 양심선언에 대한 진상 조사 ▲3주기 대학평가 준비 및 대학 발전을 위한 학교 당국과 교수평의회, 직원노조, 총학생회, 총동문회가 참여하는 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체적인 진상조사는 물론, 교육부 민원 제기와 감사 청구 등 대학 정상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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