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지난 20일 무료환승‧요금단일화 보전금 50% 삭감
2012년 체결된 요금단일화 협약 의회가 폐기…시민부담만 가중

청주시내버스업체에 지급되던 무료환승과 요금단일화 손실금 예산을 50% 삭감한 청주시의회의 행위로 인해 청주시내버스 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2012년 청주청원 시내버스요금단일화 협약식 장면

 

청주시내버스업체에 지급되던 무료환승과 요금단일화 손실금 예산을 50% 삭감한 청주시의회의 행위로 인해 청주시내버스 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의 요금체계는 2012년 당시 청주시와 청원군, 청주 6개시내버스업체간 협약을 통해 만들어진 상황.

당시 청주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050원이었지만 미원이나 낭성까지 갈 경우 3000원 정도까지 구간요금을 더 내야 했다.

청주‧청원 통합을 계기로 청주시와 청원군, 시내버스 업계는 구간요금을 없에고 기본요금만 내는 대신 버스업체에 감액되는 손실금은 지자체에서 보전해주기로 했다. 또 1회에 한해 환승할 경우 추가로 요금을 내지 않는 대신 마찬가지로 양 지자체가 버스업계에 손실금을 지원해주기로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청주시의회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했고, 그로인해 청주시는 협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질수 있다.

이렇게 되면 청주시가 협약을 파기한 것이 돼 그동안 유지돼 온 무료환승제와 청주청원 요금단일화는 효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이후 만들어진 청주시내버스 요금체계의 근본이 부정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우진교통, “의회가 시민‧버스노동자 볼모로 갑질정치”

 

지난 20일 청주시의회는 39회 2차 정례회 5차 본회의를 열어 2019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의해 2조3360억원을 의결했다. 이는 제출된 세출예산안 가운데 165억원이 삭감된 액수다.

청주시의회가 삭감한 금액의 절반이상이 시내버스와 관련됐다. 청주시의회는 청주시가 제출한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 손실금 지원과 무료환승 보전 예산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 손실금 지원과 무료환승 보전 예산 가운데 각각 37억1293만원과 52억2250만원을 깎았다.

시내(공영)버스 운행손실금·표준운송원가 산정 연구용역비 8000만원과 2000만원이 추가로 삭감됐다.

김용규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5년에도 시내버스 보조금 지급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예산을 삭감했다가 검증시스템 구축을 조건으로 되살려 준 사례가 있다”며 “하지만 (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예산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시민들의 세금은 한 푼도 누수 있게 쓰이면 안 된다”며 “검증시스템이 보완되면 내년 추경때 관련 예산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청주시내버스 업계는 큰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당장 우진교통(대표 김재수)과 우진교통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청주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청주청원요금단일화’와 ‘무료환승제’가 자동 폐기되어 청주시민들이 엄청난 교통대란을 겪는다”며 “유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격하게 비판했다.

우진교통 노사는 “시내버스 운행손실 보전금(무료환승 보전금, 요금단일화 손실 지원금)은 그 성격상 삭감한다 해도 결국은 의회 스스로 이런저런 명분을 붙여 복원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경각심이라는 미명아래 이뤄진 예산협박은 구시대의 산물로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확한 보전금 산정을 위한 ‘운행손실금 산정 용역비’ 예산까지 삭감하는 어처구니 없는 예산 심의는 아니면 말고 식의 갑질 정치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우진교통 노사는 “진정 세금을 아끼려면 협박성 정치선동은 그만두고, 시의원 스스로 인상된 시의원 세비를 반납하고, 재량사업비를 폐지하라”며 “청주시내버스 타 회사들과 더불어 청주시와 협약한 모든 것을 파기하는 것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청주‧청원 통합을 계기로 청주시와 청원군, 시내버스 업계는 구간요금을 없에고 기본요금만 내는 대신 버스업체에 감액되는 손실금은 지자체에서 보전해주기로 했다. 또 1회에 한해 환승할 경우 추가로 요금을 내지 않는 대신 마찬가지로 양 지자체가 버스업계에 손실금을 지원해주기로 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2012년 당시 요금단일화 홍보를 위해 시내버스에 부착된 포스터

 

2012년 청주‧청원 요금단일화 어떤 내용 담겼나?

 

통합청주시 출범 1년전인 2012년 5월 3일 당시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 청주시내버스회사 대표는 청주·청원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를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청주시장과 청원군수 뿐만 아니라 양 시・군 의회의장, 시・군통합추진 협의회위원장, 운수회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청주・청원 全지역의 시내버스 요금을 기본요금 1150원으로 단일화하고, 청원군 지역에서도 교통카드를 이용할 때 하차후 30분 이내 1회에 한해 무료환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에 따른 버스회가 입을 손실금에 대해서는 청주시 80%, 청원군 20% 비율로 시내버스 회사에 지원하고, 2013년도 손실금 지원액은 별도의 용역을 실시해 결정하기로 했다.

당시 두 지자체는 협약으로 인해 청주를 지역인 진천, 증평, 조치원, 신탄진, 보은, 병천방면의 시내버스 요금도 450∼1400원 인하돼 시내버스 이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경감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협약 폐기되면 시내버스 요금 얼마 오르나?

 

우진교통 이외의 청주시내버스 5개사도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청주시의회의 결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2012년 체결된 협약이 파기된 것을 전제로 구간요금 부활, 환승거부 등의 방안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2012년 협약이 폐기되면 요금은 과거의 방식대로 돌아가게 된다. 2012년 당시 기본요금은 1150원. 여기에 옛 청주시 지역을 벗어난 지역에는 구간요금이 가산된다.

구간요금이 포함된 미원은 2900원, 낭성은 3050원, 부강은 2250원 등이었다. 기본요금이 2012년 당시1150원에서 현재 1300원으로 오르고 유가가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구간요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환승제가 중단되면서 환승할 경우 기본요금인 1300원을 추가로 내야한다.

경각심 차원에서 예산을 삭감했다는 청주시의회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기존 협약을 뒤엎는 결과가 초래되면서 시내버스 업계와 청주시 사이의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결국 피해는 추가요금을 부담해야 할 시민들에게만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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