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생활체육인들의 축제인 도민체전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도내 11개 시·군 모두 유치를 꺼리면서 충북도와 도체육회는 개최지 직권 지정 또는 순환 개최 검토에 나섰다.

  4일 도에 따르면 오는 6~7일 열리는 제57회 도민체전은 청주, 충주, 제천, 진천, 음성, 괴산, 증평 등 6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된다.

  6개 시·군이 각 지역 체육시설에서 44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 가운데 23개 종목의 경기를 치르게 된다.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기로 한 육상은 이미 사전경기로 일정을 끝낸 상태여서 올해 도민체전 기간에는 경기가 없다.

 
  이처럼 올해 도민체전 경기 종목을 6개 시·군에 나눈 것은 지난해 제56회 제천 도민체전 때 차기 도민체전 개최지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폐회식 때 차기 대회 개최지 시장·군수에게 대회기를 넘겨주는 이벤트도 하지 못했다. 불가피하게 6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하기로 결정한 올해는 개·폐회식은 물론 시·군 순위를 매기는 종합시상도 하지 않기로 했다.

  도민체전 개최를 희망하는 시·군이 지난해부터 사라지면서 도와 도체육회는 근심이 태산이다. 순번을 정해 의무 개최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 체육회가 지난해 5월과 8월, 내년도 도민체전 유치 신청을 받았지만 단 한 곳도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도 체육회는 올해 도민체전이 끝난 뒤 다시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유치 신청을 받기로 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
 
  시·군이 도민체전 유치를 망설이는 것은 비용 때문이다. 도와 도 체육회는 개최지 시·군에 시설비 12억원과 운영비 2억5000만원을 정액 지원하고 있다. 개·폐회식 비용과 나머지 운영비 등은 고스란히 시·군이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도민체전을 개최한 제천시는 도 지원금을 포함해 총 55억원을 썼다.

  도 관계자는 "도민체전을 개최하는 시·군이 비용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도민체전 유치 신청이 없는 것은 충주전국체전과 지방선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시장·군수들이 적당한 개최 시기를 계산하면서 일시적으로 유치 신청이 없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있다"며 "도비 지원을 확대하거나 시·군에 순번을 정해 도민체전을 열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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