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현직 경찰 제작팀 ‘청주 축사노예사건’ 20분 영화화 호평받아

지난해 7월 청주에서 전국적 이목을 끌었던 ‘축사 노예’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만득이’가 제6회 경찰청 인권영화제 연기상을 수상했다. 영화 '만득이'는 지적 장애인 고모(48)씨가 19년간 청주 오창의 한 농장에서 무임금 강제노역에 시달리며 학대를 당한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했다. 주인공인 ‘만득이’ 는 청원경찰서 내덕지구대 장노수 경위가 열연을 보여 연기상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일 제6회 경찰청 인권영화제에서 수상한 ‘만득이’ 제작팀./ 충북경찰청 제공

영화는 장애인 고씨가 농장주인 김씨 부부에게 학대를 당하다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냈다. 특히 기획, 시나리오, 연출, 촬영, 연기까지 모두 충북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들이 맡아 이목을 끌었다.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축사 노예’ 사건을 소재로 지난 6월부터 영화 제작에 들어가 한 달여의 촬영 끝에 20분 분량의 영화를 완성했다.

경찰청 인권영화제는 정부기관이 주관하는 유일한 영화제로, 경찰관들의 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인권을 소재로 한 331편(시민 작품 298편)의 작품이 전국에서 출품됐다.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소재 경찰청 인권센터 야외마당에서 시사회와 시상식이 열렸다.
 

‘만득이’ 역으로 연기상을 수상한 장노수 경위의 영화 장면./ 충북경찰청 제공

장애인 고씨는 28세 무렵 집을 나와 지인이 운영하는 충남의 한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몇개월후 직업소개소로 넘겨져 1997년 문제의 김씨 부부가 운영하는 청주 오창 농장으로 오게 됐다. 고씨는 소 100마리을 키웠던 농장에서 고된 일을 혼자 도맡아 했다. 지적장애 2급인 고씨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농장 부부에게 가혹행위까지 당해도 저항하지 못했다. 정상인과 다른 고씨를 마을 주민들은 ‘만득이’라 불렀다. 축사옆 작은 쪽방이 거처였으며 부실한 반찬과 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그나마 김씨 부부의 눈밖에 난 날에는 끼니조차 걸러야 했다는 것.

19년만인 지난해 7월 축사 주변에서 배회하다 경찰에 발견됐고 비로소 자유를 찾아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됐다. 가정으로 돌아간 고씨는 현재 경찰과 청주시의 도움으로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에서 일을 배우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 부부 가운데 남편은 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폭행을 일삼은 김씨의 부인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있다. 수상작 '만득이'는 경찰청 인권센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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