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괴산군이 집중호우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수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해 이중고통을 받고 있다.

실제 특별재난지역 선포에도 침수 피해를 입은 가구당 재해구조기금 100만원 가량 지원될 것이란 소식에 피해자들은 참담하다는 반응이다.

청주 영운동에 사는 주민 이씨(85세)는 지난 폭우로 집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았다. 노부부는 이웃과 자식의 도움으로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지만 물에 잠겼던 집은 수리가 시급했다.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고 간단한 가재도구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이 1000만원이 넘었지만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 책정될 전망이다.

이씨는 “천재지변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는 노인들이나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힘든 가난한 집들이다”며 “당장 정부의 보상처리가 진행돼도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데 언제 보상금이 지원될지 모르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해로 인한 수리비용은 자식들이 부담해서 그나마 우리는 빠른 기간 내에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수리를 했어도 방마다 곰팡이가 슬고 가전제품은 물에 잠겨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족들이 수해 트라우마로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천동 주민 박모씨네도 집이 물에 잠기면서 20일 가까이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지내고 있다.

박씨는 “집을 수리하는 비용도 많지만 수리하는 기간도 오래 걸려 가족들이 친척집에 분산해 살고 있다”며 “사람 사는 꼴이 아니다”고 전했다.

또 “사람들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으니 정부 지원금으로 수리하면 되겠다고 하지만 당장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크고 수리비용은 언제 나올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해라는 것이 뉴스에서만 접하던 먼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당해보니 참담하다. 많은 분이 봉사활동을 해주고 계시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때까지 수해 주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청주와 괴산 천안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이 지역의 이재민은 응급대책 및 재난구호와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의료 등의 특별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피해복구 비용 50~80%를 국고에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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