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육공무직노조, “비하 벌언 사과하고 의원직 사퇴하라”
이광희 도의원 “장화 속 뜨거운 물 들어가 살이 벗겨지는 고통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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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급식소에서 밥하는 아줌마”, “그냥 동네아줌마”,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라는 이언주(국민의당) 국회의원의 발언에 노동자들이 울컥했다.
10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충북지부(이하 교육공무직노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 의원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교육공무직 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언주 국회의원은, 파업에 참가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을 ‘나쁜 사람들’, ‘미친 놈들’ 이라고 막말을 했다”며 “학교 급식노동자들에 대해 “‘급식소에서 밥하는 아줌마’, ‘그냥 동네아줌마’라는 비하발언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교육공무직노조는 이 의원의 발언은 “여성노동자들과, 일선 노동 현장에서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땀 흘리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하위직 공무원노동자들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행사한 노동자들을 ‘나쁜 사람’ 이라 지칭한데 이어 “ 저임금과 차별, 고용불안, 골병드는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미친 놈’ 취급 까지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인건비로 책정되지 않고 급식비, 학교운영비 등 사업비와 운영비 속에 임금이 포함되어 있어서 사람 취급도 못 받고 있다”며 “문제점을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생들의 급식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원인인 것처럼 현실을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교육공무직노조는 “민중을 개·돼지로 비하했던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을 기억한다”며 이 의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개·돼지 막말 공무원은 파면됐다”며 “국민을 무시하고, 여성과 노동자들을 비하하고 천박한 막말을 일삼는 국회의원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에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어야 하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광희 도의원 “이 의원이 그만 두는게 국민입장에서 더 나아”
충북도의회 이광희 의원도 이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를 6년 간 하면서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해 나름 노력해왔다는 점에서 '동네아줌마론'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몇년 전 조리 종사원들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왔다. 막노동 종사자보다 더 심한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된 그들이 바로 이언주의원이 말한 아줌마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장화 속으로 뜨거운 물이 들어가 살이 벗겨지는 고통 속에서도 대체근로자가 없어 병원보다는 참는게 우선이어야 했던 그 아줌마들이다”라며 “이의원에게 그들은 '그냥 동네아줌마들' 일지 몰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맛나고 좋은밥 먹이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은 당당한 조리종사 노동자들이다”고 밝혔다.
그는 “그분 들이 고용의 안정성과 처우의 개선을 요구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 당신의 알량한 국회의원이라는 근무시간과, 이들의 밥하는 노동시간이 비교되서는 안될만큼 엄청난 신분적 차이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신의 저열한 인식이라면 당장 국회의원을 그만두게 하는 게 국민입장에서는 더 바른 입장이라고 생각된다”며 글을 마쳤다.
한편 이 의원의 비하발언은 지난 9일 SBS의 보도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이 의원은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그냥 밥하는 아줌마”라고 지칭하고,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미친놈들”이라는 비하발언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