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박영봉 신부)는 21일 충청일보 사태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청주 정평위는 성명을 통해 ‘충청권의 경우 신문 구독자의 6.6%만이 지역 일간지를 구독하고 누적 적자와 높은 부채비율 등 경영난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실속에 신문사 기자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해 신문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충청일보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기자들의 처우개선과 편집권 분리 노력을 기울이도록 촉구했다. 다음은 청주 정평위 성명의 전문이다.

“참된 언론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진실을 알리고 건강한 여론을 만들어 공동선에 이바지하는 신문의 역할과 기능은 참으로 막중합니다. 오늘 충청일보사의 파국이 지역사회의 커다란 우환이 된 것도 언론의 중차대한 사명 때문입니다.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늘의 사태를 함께 걱정하며 기왕의 아픔이 정론직필의 건강한 언론매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대개의 지역 언론이 참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는 점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바입니다. 대전 충청권의 경우 신문 구독자의 6.6%만이 지역일간지를 구독하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순 이익률이 2001년 지역일간지 전체평균 -10.44%로서 누적된 적자와 높은 부채 비율 등 아주 어려운 경영난에 빠져 있습니다. 특히 중앙지에 비해 절반 이하의 월급을 받는 기자들의 처지는 지역 신문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양질의 신문을 만들자면 정당한 임금수준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광고수주 능력에 따라 기자들을 평가하고 인사고과를 매기는 현실은 갈수록 신문의 질을 떨어뜨리고 신문 본연의 사명을 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충청일보 사태는 이런 어려움들을 해소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의 문제제기에서 비롯하였습니다. 기자 사회의 건강한 질서를 무너뜨리는 부당한 인사 조치에 항의하고 터무니없는 급여 수준의 개선을 바라는 노동조합의 요구는 마땅히 경청해야 할 사안들이었습니다.

경영실적도 부실하고 독자들로부터 점점 외면당하는 마당에 지역 일간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은 과연 지역 언론사의 기능이 무엇인지 의심스럽게 만듭니다. 대개의 지역 신문들이 언론매체 본연의 기능보다는 사주들의 사회적인 영향력 행사나 모 기업의 사업에 도움으로 삼고자 한다는 학계의 분석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경영진을 비롯한 충청일보사의 모든 종사자들이 각자의 처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런 갈등과 대립을 오히려 거듭나는 도약의 기회로 삼자면 사측과 노조 모두 자신들의 사명을 새롭게 깨달아 그 동안 사랑과 기대를 보냈던 시민들과 지역사회에 더 이상의 피해를 끼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먼저 경영진이 가장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하겠습니다. 기자들의 열악한 급여 여건은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편집권과 경영을 분리하는 것은 언론이 사회를 정화하고 올바른 여론을 세우는 공기의 역할 수행을 위해 오늘날 당연한 흐름입니다.
아울러 노동조합과 기자들 또한 과거의 역할 수행에 대하여 진지하게 성찰하여 건강하고 깨끗한 시민사회의 형성에 일익을 보태는 언론 노동자로서 다시 태어나는 각오를 굳게 해야 할 것입니다.
노사가 마음을 열고 상대의 마음과 처지를 헤아려 충청일보사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04.10.21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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