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내리고 홈피삭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위기

충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도내 시·군에 따르면 청주시는 시청 본관 현관에 게시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사진 3장을 지난해 12월 철거했다.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곧바로 황교안 권한대행 사진으로 교체했다.

증평군도 군청 현관 로비에 설치한 도정소식 게시판의 박근혜 전 대통령 기념사진을 탄핵심판 소추 의결서가 접수된 지난해 12월 떼어냈다.

당시 게시판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충북창조혁신센터를 방문한 사진을 붙였었다. 200여일 군청 로비를 지켰던 이 사진은 탄핵소추와 동시에 사라졌다.

나머지 시·군도 청사 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시된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게시물 등을 속속 삭제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정부가 만든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박근혜 정부가 물러나면서 전국의 18곳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아예 폐지되거나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일각에선 차기 정부 출범 이후 공중분해설까지 나돌고 있어 그야말로 풍전등화 상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프레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부 역시 창조경제사업은 물론 존폐위기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현재까지 성과와 여건에 따라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거나 지속 운영을 한다는 쪽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충북창조경제센터는 2015년 2월 문을 열고 LG그룹과 바이오·뷰티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대기업의 노하우를 활용한 창업·중소기업 지원과 신(新)산업·시장 창출 등 `박근혜표 창조경제'의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박 전 대통령 퇴진과 맞물려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같은 분위기속에 박 전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는 옥천군은 `육영수 마케팅'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옥천군은 2011년 37억5000만원을 들여 옥천읍 교동리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복원한 뒤 주변 관광지 개발에 나서는 등 `육영수 마케팅'을 해오고 있다.

육 여사 생가 인근에 국비 등 81억원을 들여 전통문화체험관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차질이 우려된다. 건립이 계획대로 진행돼도 애초 기대했던 관광객 유인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 고민이다.

군은 국민의 존경을 받았던 육 여사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선을 긋고 싶지만 모녀지간이라는 점에서 녹록지 않다.

옥천군 관계자는 “이미 확정돼 사업에 착수한 만큼 전통문화체험관 건립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탄핵으로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사업은 추진할 수 없게 돼 체험관 활성화에 어려움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