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가드레일이 사고를 키웠다"

현재 설치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중앙고속도로 가드레일이 충북 단양의 전세 버스 추락사고 피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이헌승(부산진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임종성(경기광주을) 의원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중앙고속도로 구간은 총연장 399㎞의 대부분인 311㎞의 가드레일이 현재의 기준에 못 미쳤다.

중앙고속도로는 1994년부터 2001년 사이에 단계적으로 개통돼 대부분 구간이 현재의 가드레일 설치기준에 맞지 않아 이 같은 추락사고의 위험이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경북 구미 금오공대 신입생과 운전자 등 45명을 태운 전세 버스는 지난 22일 다른 24대의 버스와 함께 강원 원주 오크밸리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을 가던 길이었다.

하지만 오후 5시 45분께 충북 단양군 적성면 기동리 중앙고속도로 상행선에서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고속도로 옆 5m 아래 경사지로 굴러떨어졌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자 이모(62)씨가 숨지고, 버스에 타고 있던 경북 구미 금오공대 학생 4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 전원(44명)이 안전띠를 매고 있어서 목숨을 잃지 않았다.

 '도로 위의 안전띠'로 불리는 가드레일이 기준에 적합하게 설치됐더라면 사고로 목숨을 잃는 피해를 충분히 줄일 수 있었다.

가드레일은 추락 사고를 방지해 시민의 목숨을 보호하고자 설치하는 시설물이지만 설치기준에 못 미치는 가드레일이 약 10t 무게의 버스 추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부실한 가드레일로 인한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에 충돌 후 추락한 사고는 162건에 달했으며, 33명이 사망하고 108명이 부상을 당했다.

가드레일 충돌 후 추락하는 사고가 5년간 매달 평균 2건 이상 발생하는 것이다.

1997년 이후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에 가드레일의 기준이 3차례나 개정되었지만, 고속도로 상의 가드레일 교체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가드레일 설치기준이 2012년 개정되면서 현재의 기준에 미달하는 것을 사실"이라며 "가드레일 설치기준 미달 구간이 많아 일시에 교체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2013~2015년 말까지 총 227㎞의 가드레일을 개량했으며, 고속도로 총연장 4196㎞ 중 60.3%에 달하는 2529㎞의 기준미달 가드레일을 개량하는 데는 무려 약 39년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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