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潘풍에 기대 후보 이합집산
민주당도 모처럼 후보풍년…3명 출마선언

괴산군수 선거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전무후무한 무소속 3선 연임 신화를 쓴 임각수 전 군수가 퇴장한 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국정농단 원죄를 진 새누리당은 사실상 선거의 관장력을 잃었다. 구심점을 잃은 새누리당 후보들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바람을 따라 이합집산했다.

이들은 저마다 ‘반의 적자’를 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모처럼 풍년을 맞았다. 후보군만 3명이다. 이 가운데 협동조합과 농민운동의 적통으로 꼽히는 남무현 전 불정농협 조합장이 가세해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모든 선거에서 이겼지만 유독 괴산군수 선거에서 체면을 구겼던 새누리당과 절치부심 기회를 노리고 있는 더민주당은 임 전 군수의 빈자리에 저마다 승리를 외치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밝힌 인물을 살펴보면 새누리당 송인헌(60)·임회무씨(57), 더불어민주당 김춘묵(56)·남무현(64)·박세헌씨(56), 무소속 나용찬(62)·김환동씨(66) 등 7명이다.

군수출마는 지난 10일 민주당 박세헌 재청괴산중고 동문회장이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박세헌(56·괴산중·고동문회장)씨는 오전 괴산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괴산군수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씨는 “ 희망과 비전이 가득한 괴산, 풍요롭고 행복한 괴산굼민을 위한 군정을 펼치고 괴산 100년 번영의 기틀을 다지는 길잡이가 되고자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11일 같은 당 남무현 전 불정농협 조합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남 전 조합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괴산을 만들기 위해 군수 출마를 결심하고 군민 모두가 행복한 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또 남 전 조합장은 “지지부진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 전 조합장은 괴산군 농업경영인 초대회장, 전국농협조합개혁위원장, 아이쿱생협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로 외치는 潘의 적자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새누리당 후보들의 계산은 매우 복잡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지지도가 급추락한 새누리당의 현재 상황을 반영하듯 후보들은 새누리당 대신 반기문 총장으로 이미지 세탁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후보들은 반심을 얻기 위한 무언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 반기문 총장이 10년간의 UN 사무총장을 마치고 생가인 음성에 귀향하던 날 묘한 풍경이 연출됐다. 우선 음성 행치마을 생가터 귀국행사에는 임회무 도의원이 참석했다. 임 의원은 지근거리에서 반 전 총장을 보좌하며 이날 행사에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임 의원은 “박덕흠 의원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기로 했다. 박 의원이 반 총장과 같이 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정치 일정을 박 의원을 따라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의 괴산군수 후보 경쟁자였던 나용찬 강동대 교수는 이미 당을 탈당했다. 반딧불이 괴산 지회장을 맡은 나 교수는 14일 반 총장의 괴산군 방문 환영대회를 직접 주관했다. 이 행사는 반 전 총장이 자신의 팬클럽인 반딧불이 국내 첫 행사라는 점에서 상당히 주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사실상 반심이 괴산 군수 후보 중 나 교수에게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나 교수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나 교수는 “반 총장은 내가 군수에 나오는 지도 모른다. 나도 반 총장의 국가 지도력을 높이 보는 것이지 덕을 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또 다른 후보군인 송인헌 씨도 반 심 마케팅에 나섰다. 송인헌 괴산미래연구소 대표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대표가 관련된 충청포럼 괴산지회를 창립하고 본격적으로 반 전 총장과 인연 홍보에 나섰다. 송 회장은 지난 14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고향 방문시 의전을 곁에서 직접 챙긴 사실을 간접적으로 홍보하며 반풍 마케팅에 나섰다.

한편 괴산 군수 재·보궐 선거는 올해 4월 12일 치러진다. 현재 괴산 보궐선거에 대한 열기가 달아오르자 괴산군 선거관리위원회와 청주지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괴산군 선관위는 보궐선거와 관련 공명선거 지원단 모집에 들어갔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선거법 위반 사항을 파악한 뒤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후보자가 선거에 출마하거나 당선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은 오는 29일부터, 후보자 등록은 3월 23~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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