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귀국 기자회견 … 사실상 대권도전 선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입국한 인천공항은 대선출마장을 방불케 했다.

유력 대권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07년 유엔사무총장에 오른 후 10년 만의 귀향이다.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500여명의 지지자들과 300여명이 넘는 취재진까지 몰려 혼란을 빚었다. 귀국 기자회견 과정에서 문장마다 지지자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반 전 총장은 귀국 메시지를 통해 사실상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혀 충청대망론에 시동을 걸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대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어딜 가든 어려운 사람을 위해 그 사회 지도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늘 추구했다”며 “우리 정치 지도자도 사회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정권을 누가 잡느냐가 뭐가 중요한가. 다 대한민국, 한나라 민족”이라며 “정쟁으로 나라와 사회가 더 분열되는 것은 민족재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은 유감스럽게도 광장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이해관계를 따지고 있다”며 “개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사무총장으로 쌓아온 국제 식견, 경험을 어떻게 나라를 위해 활용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뇌했다”며 “많은 사람이 제게 권력 의지가 있냐고 물었는데 그것이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 세계인류국가를 만들어낼 그런 의지라면 저는 제 한 몸 불사를 수 있는 각오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분들이 말하는 권력의지가 헐뜯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쟁취하겠다고 하는 것이면 저는 권력의지가 없다”며 “오로지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몸을 불사르겠냐고 하면 얼마든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패권과 기득권은 더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친문패권주의란 공세를 받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 전 총장은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가 책임이 있다. 책임과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희생정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고국에 돌아와서 고국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대단히 무겁다.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가 이룩한 국가적 위상 뒤에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반 전 총장은 “사회는 부정으로 얼룩졌다. 젊은이의 꿈을 꺾는 폐습은 일상처럼 우리 곁에 버티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부의 양극화, 지역과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 국민대통합을 반드시 이끌어 내야 한다”고도 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자신의 동생과 조카가 미국에서 뇌물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 전 총장은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의 귀국은 정당 간 정계개편 촉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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