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안 당하고 지금처럼만 살면 좋겠어요.” “오늘 더도 말고 딱 기름값만 벌면 좋겠네.” “새로 만든 메뉴가 반응이 좋아야 할텐데.” 거창하지 않은 길거리 노점상인들의 소망이다.

10년째 순대를 파는 정씨 아저씨, 손수 산에서 나무를 캐와서 군고구마를 파는 유씨 할아버지, 언젠가 낙지구이 체인점을 만들고 싶다는 이씨 부부는 이렇게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듯 상황에 따라 매일 소망이 바뀌는 삶을 이어간다.

한파가 몰아친 1월의 어느 날, 퇴근길 차량이 몰리는 청주 시내 아파트 주변 도로는 이들에게 먹고 살아야 하는 책임과 의무감으로 버티는 공간이 됐다. 일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 오는 곳이지만 오는 날은 용케도 알고 사람들이 찾아온다.

대부분 단골들이다. 대통령부터 온갖 불법을 저질러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입맛조차 떨어지는 이 때, 이들이 늦은 밤 내놓는 먹거리 앞에서 서민들은 그래도 살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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