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중량감 전관 출신 영입 시장선점 생존전략"
판·검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이 잇따라 충북에 둥지를 틀면서 지역 변호사업계의 `총성 없는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5일 충북지방변호사회 등에 따르면 최근 변호사 등록을 마친 판·검사는 2명이다.
우선 신원용(45·사법연수원 35기) 전 대전지검 검사가 3개월의 공백기를 끝내고 변호사로 전향, 지난 21일자로 청주 법무법인 `파랑'에 합류했다.
충남 서천 출신으로 대전 대신고와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신 변호사는 2006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전주지검 군산지청 검사, 의정부지검 검사, 서울북부지검 검사를 지내고 지난 8월 대전지검에서 검사복을 벗었다. 꼬박 10년 만이다. 그는 청주의 법무법인 파랑에 둥지를 틀게 됐다.
중량감 있는 전관 변호사도 청주에서 활동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전광식(53·연수원 20기) 변호사다. 옛 청원 출신으로 청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전 변호사는 1994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용된 후 제주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등을 지냈다. 2006년 청주지법 충주지원장과 이듬해 제천지원 부장판사를 지낸 그는 2012년 변호사로 전향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그는 지난 7일자로 고향인 청주에 법무법인 `휘담' 인가를 마쳤다. 그는 파트너로 청주지법 판사 출신의 박형건(41·연수원 33기) 변호사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충북에서는 김배정 판사, 안혜경 재판연구원, 권태호 검사, 한상진 검사 등 4명이 변호사로 전향, 이 중 3명이 로펌에 둥지를 틀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전관예우금지법으로 `프리미엄'을 누리기가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 한동안 판·검사들이 법복을 벗지 않았다가 근래들어 추세가 바뀌는 셈이다.
전관 출신들의 잇따른 변호사 시장 진출로 수요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업계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가뜩이나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전관 출신까지 쏟아지면 경쟁이 심화할 게 불 보듯 뻔한 까닭이다.
전관 출신의 법률시장 진출이 잇따르는 데는 변호사업계의 출구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기에 불안하다는 판단에서 일부 로펌들이 중량감 있는 전관 출신들을 영입,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일종의 생존전략이라는 얘기다.
실제 무한경쟁 속에서 수요자는 개인보다는 법인, 지방보다는 서울 출신 전문직을 선호하다 보니 일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돼버렸다.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비용을 내면서까지 수도권의 `김앤장'과 `광장', `태평양' 등 대형 로펌을 찾고 있다.
지역의 한 법조인은 “경쟁력 있는 변호사가 적은 상태에서 로펌의 불안 심리와 판·검사 출신의 기대심리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법인의 대형화 등 앞으로 지역 변호사업계의 재편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