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대통령 3차 담화 비판 논평
탄핵회피 꼼수…자신의 죄과조차 깨닫지 못해

“가엾다! 이로써 그는 그나마 명예로운 퇴진 가능성을 스스로 뭉개버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김인국 신부‧이하 정의구현사제단)의 박근혜 대통령 제3차 대국민담화에 대해 비판했다.
29일 정의구현사제단은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논평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자신의 죄과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찰도 할 줄 모르고 통회도 할 줄 모른 채, 시종 범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저 모습은 실로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며 “박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아니라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의구현 사제단은 박 대통령의 “대통령에 취임하여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의구현사제단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을 이런 식으로 감출 수 있다고 믿었다니,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버린 자의 파렴치와 어리석음 앞에 새삼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진퇴문제를 국회에 맡긴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탄핵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스스로 결단해야 하는 하야를 엉뚱하게도 탄핵소추 의결기관인 국회에 떠넘긴 것인 바, 이는 탄핵을 회피하려는 얕은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 가엾다! 이로써 그는 그나마 명예로운 퇴진 가능성을 스스로 뭉개버렸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의구현사제단은 “ 모두가 어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랐지만 아직 민주주의는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 분발하여 악을 청산하는 일에 마음을 모으자”고 했다.
논평을 발표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1974년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 구속을 계기로 태동했다. 1974년 9월 26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순교자 찬미 기도회’에서 “우리는 인간의 위대한 존엄성과 소명을 믿는다.” 로 시작하는 제1시국선언의 발표와 함께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청주성모성심성당 주임신부를 맡고 있는 김인국 신부가 대표를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