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언론학회 ‘충청권대망론 보도의 허와 실’ 토론회서 주장

앞을 알 수 없는 ‘오리무중’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 충청언론학회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불었던 충청권대망론에 대해 생각해보는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3일 선문대 세미나실에서 열린 ‘충청권대망론 보도의 허와 실’ 토론회에서 장호순 충청언론학회장(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국민들이 얼마나 힘든지 요즘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지역에서 열풍처럼 번지는 ‘충청권대망론’에 대해 지역언론이 어떤 보도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문제점은 무엇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충청권대망론은 곧 반기문대망론과 일맥상통하며 가끔씩 거론됐던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청주상당), 안희정 충남지사 등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은 주춤했지만 반기문대망론은 최순실게이트가 불거지기 전까지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을 강타했다.
 

이 날 충북쪽에서는 이수희 충북민언련 사무국장, 대전·충남쪽에서는 임연희 충남대 언론학박사가 주제발표를 했다. ‘충북지역 일간지 충청대망론 보도경향 분석’에 대해 발표한 이수희 국장은 “충청권대망론은 곧 반기문대망론을 말한다. 충북쪽 언론들은 2015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충청권대망론 보도를 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 5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방한 때 보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보도량만을 놓고 볼 때 반기문 대망론(224건), 충청권대망론(108건), 정우택 대망론(88건), 안희정 대망론(46건) 순이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충북쪽 언론 중 중부매일·충북일보·충청일보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획취재 보도는 한 건도 없고 익명 취재원 의견을 전하는 식 또는 반기문대망론이나 충청권대망론을 띄우기 위한 보도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역주민들에게는 그렇게 생각하는지조차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이제 때가 됐다, 대세다’라는 식으로 언론 스스로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 또 충청권대망론이 확산되는 근거로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 외에는 별다른 것을 제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바람잡이 역할로 지역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연희 충남대 언론학 박사는 ‘대전·충남지역 일간지의 충청대망론 뉴스프레임’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완구 전 총리 임명을 전후해 충청권대망론 보도가 늘기 시작해 반기문 방한 후 급증했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대전일보·중도일보·충청투데이를 분석했다.
 

그는 이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우선 충청권대망론의 실체와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 혹은 기자가 충청권대망론을 만들어 유포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완구, 안희정, 정우택, 정진석, 정운찬, 반기문 등 여러 정치인들이 그때그때 이완구 대망론, 안희정 대망론, 정우택 대망론, 반기문 대망론 하는 식으로 쓰였다는 것. 이들이 어떤 이유로 충청을 대표하며 대선 후보인지에 대한 검증은 고사하고 정보제공조차 없이 막연하게 거론됐다고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지역주의를 선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언론의 충청권대망론은 현재 진행형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소외돼온 충청권이 호남권 인구를 앞질렀으니 충청출신 대통령을 만들자는 게 충청권대망론의 근거이다. 그런데 언론이 ‘충청대망론=반기문대망론’이라는 식의 공식을 만들어 지속 보도하면 각인효과를 줘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 지역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특정 지역 출신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거나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지역신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임 박사는 이시종 지사가 주창한 ‘영충호’에서 충청권대망론 근거를 찾았다.
 

한편 토론자들도 반기문대망론 보도태도에 우려를 나타냈다. 허찬행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물로 대통령이 되지는 않는다. 충청권 주민들을 설득할 만한 아젠다가 있어야 지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심규상 오마이뉴스 충청지역취재부장은 “이완구 총리 임명 때 충청지역 곳곳에 ‘충청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 보자’는 현수막을 수천 개 걸은 결과를 보지 않았느냐. 반기문대망론, 안희정대망론 등으로 이름만 바꿔가며 이어온 묻지마식 대망론은 이미 끝났다”고 지적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 또 한 번 실감
여론조사 부동의 1위 반기문, 朴과 함께 추락
鄭 “대통령 하야주장은 정치공세” 무슨 생각?

충청권 대망론을 말할 때 등장하는 인물은 반기문 UN사무총장, 안희정 충남지사, 정우택 국회의원 정도이다. 그러나 반 총장과 정 의원의 대망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안희정 지사는 큰 변동이 없다.

반 총장은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오랫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친박계 대권후보로 인식돼 급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안희정 지사는 현재 야권내에서 3~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반기문대통령출마요청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발기인 3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었다. 중앙회장은 마홍배 사랑&희망나눔운동본부 총재, 총괄본부장은 김재익 한국청풍명월나눔진흥회 총단장이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반 총장에게 대선에 출마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출마를 결심할 때까지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친박인 정우택 의원은 성난 국민여론에 아랑곳없이 대통령 감싸기에만 몰두해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번에 많은 표를 잃었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그는 지난 2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최순실 국정농단은 현재 의혹만 제기된 상태인데 야권의 대통령 하야 주장은 정치공세이며 빨리 자리를 빼앗겠다는 것이라고 흥분했다.

정 의원은 또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개입을 인정한 다음날인 10월 26일 “박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을 정치적 이해득실로 폄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시간에도 외로움과 고독함으로 힘겨워하실 대통령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대통령을 믿고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아연실색케 만들었다. 이 글은 전국뉴스로 전파를 탔고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언론들은 지난 9월 7일 정 의원이 여의도에 사단법인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라는 대선캠프 성격의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어떤 길을 걸었는가에 대해 향후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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