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 킥오프전 선수단 격려·경기 관람 후 인터뷰

이승훈 청주시장이 청주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K2) 창단을 두고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창단주최 측의 지원요청을 거부한 지 10여 일 만에 입장을 바꿔 창단지원을 할듯한 행보를 보이며 주위를 헷갈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난 6일 K3리그 청주시티FC와 포천시민구단 간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열린 청주 흥덕축구공원을 찾아 킥오프 전 양 팀 선수단을 격려하고 경기를 관전했다.

청주시티FC 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청주시를 연고로 하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팀 창단의향서를 제출했던 SMC엔지니어링㈜ 김현주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팀이다.

시는 김 이사장의 창단지원요청을 두 번 모두 거부했다. 그때마다 시민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시장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올해는 지난달 19일 홍창수 시 체육진흥과장이 기자간담회를 하는 형식으로 창단지원요청을 거부했다.

홍 과장은 당시 “청주시티FC가 추진하는 프로축구단은 시민구단이 아니라 기업구단이라고 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의회, 체육 단체, 시민단체 등의 폭넓은 여론을 수렴해 창단 공감대가 형성되면 지원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으나 축구인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우려한 완곡한 거부의사였다는 게 시청 안팎의 해석이었다.

지난해에는 시의회에서 시민공감대 형성부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모양새를 빌려 창단지원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 시장이 이날 축구경기를 관람하면서 시의 입장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의 경기관람엔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현주 청주시티FC 이사장과 지역축구계 인사들이 동석했다.

특히 이 시장은 이날 한 축구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청주시 연고 프로축구팀 탄생에 관심이 많다. 프로팀 창단을 위해선 무엇보다 청주시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해 축구인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 시장은 최근 프로팀 창단지원을 거부한 후 며칠 뒤 집무실에서 김현주 이사장을 만나기도 했다. 올 시즌 개막전과 이날 챔프전 등 3차례 청주시티FC 홈경기장을 찾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승훈) 시장께서 휴일을 맞아 쉬던 중 일부 축구인들의 권유로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이외의 의미는 없다”고 시의 프로팀 지원불가에 대한 입장변화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모호한 행보가 논란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는 “시에서 프로팀 창단지원 불가방침을 천명했지만, 이 시장의 요즘 행보를 보면 마치 축구인들에게 지원명분만 쌓아오면 언제든지 지원하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듯하다”며 “현재 이 시장에게 필요한 건 축구인들에게 창단 지원이든 불가든 정확한 메시지를 줘 혼란을 없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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