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따‧떼카‧방폭 등 SNS 폭력 증가…심할 경우 자살
육체적 폭력에서 정서적 폭력으로…대책 마련 돼야

학부모들 중 ‘카따’, ‘떼카’라는 말을 아는 비율은 어느 정도 될까“. 나의 초등학생 자녀가 페이스북을 하고 있는 사실을 아는 부모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리 초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급 비율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사용 실태에 대해 학부모들을 잘 알지 못한다. 스마트폰 중독현상이나 음란물을 접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학부모들의 거부감은 크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 사이에 충돌을 일으킨다. 현재 초등학생 스마트폰 보급 비율은 2014년 50%를 넘긴 상황이다. 이미 70%를 넘었다는 추정도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사이버 왕따’문제를 살펴본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학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전에도 학교폭력을 다른 영화나 드라마는 많았지만 ‘우아한거짓말’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우아한 거짓말이 다루는 폭력은 뉴스에 등장하는 무자비한 집단폭행이 아니다. 뉴스에 나올 정도의 육체적인 폭력이 아니라 훨씬 섬세하고 정서적인 폭력이다.

영화는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한다. 마트에서 일하며 중학생 두 딸을 키우는 싱글 맘(김희애)에게 작은 딸 천지(김향기)는 평상과 다름없이 아침을 보낸다. 천지는 엄마에게 “계란프라이가 예쁘게 부쳐졌다”는 칭찬을 보낸다. 이어 MP3를 사달라는 말을 했다가 엄마의 잔소리를 듣는다. 하루 일을 마친 엄마는 언니 만지(고아성)와 함께 MP3를 사가지고 돌아오지만 천지는 이미 집에서 목을 맨 이후다. 천지는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 엄마와 만지는 천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길이 없다. 언니 만지는 천지의 죽음을 찾아 나선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에서 천지는 ‘은따’(은근한 왕따)였다.

‘우아한거짓말’에서 나오는 학교폭력은 이른바 ‘은따’를 다룬다. 육체적인 폭력과는 결이 다른 섬세한 정서적인 폭력.

영화에서 은따는 이른바 ‘카따’(카카오톡 왕따)를 통해서 이뤄지기도 한다. 천지와 자장면을 먹는 친구들은 “공부해야 돼”라는 천지의 말 한마디에 단톡(단체 카카오톡)방을 통해 놀려댄다. 이른바 ‘떼카’를 한 것이다. ‘떼카’는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특정인에게 집단으로 욕을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카톡감옥’이란 것도 있다. 이것은 괴롭힘을 피해 단체 채팅방에서 나간 학생을 계속 초대해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행위다. ‘방폭’이란 행위도 있다. 단체 채팅방에 피해학생만 남겨놓고 모두 퇴장해 피해학생을 온라인에서 ‘왕따’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혹시 내 아이가 카따?

지난 23일 연합뉴스는 “10월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놀림을 당한 인천의 한 중학생이 아파트 14층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학생은 숨지기 1개월 전 동급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거론하며 "찌질한데 여자친구도 있느냐"고 놀리자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신고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SNS상에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인천의 한 여고생이 아파트 5층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다. 이달 들어 제천에서도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SNS에 피해학생을 조롱하는 글을 올려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천지가 도처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제 ‘왕따’보다 ‘카따’가 더 문제가 된 상황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14년 12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 비율은 2012년 11.5%에서 2014년 55.9%로 증가했다. 만 2년 만에 5배가량 껑충 뛴 것이다. 특히 4~6학년 고학년 초등학생의 보유비율은 60%를 넘었다.

본보가 지난 6월부터 가경동, 성화동, 율량동 아동지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 참가한 초등학생 중 60%가 페이스북을 사용했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보통 100여명에서 많게는 500여명 까지 있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이버폭력도 증가했다. 교육부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 학교폭력은 2012년 900건에서 2015년 1462건으로 3년만에 1.6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학교폭력 건수는 2만4709건에서 1만9968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렇게 SNS를 이용한 사이버폭력은 증가추세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따라가지 못한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제대로된 사이버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했다.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도 따라가지 못한다. 가경동에 사는 주부 신 모씨는 “아이가 페이스북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 카카오톡에서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민간의료봉사단체인 열린의사회 관계자는 “학교에서 ‘그림자’ 취급을 받는 것은 또래집단에서 존재감을 부정당하는 것과 다름없어 피해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때문에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려진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학생들에게 새로운 공포로 등장한 SNS 왕따. 이제 우리아이의 SNS가 안전한지 관심을 보일 때다.

▲ 지난 13일 본보가 진행하고 있는 2016지역공동체 캠페인 몸튼튼 마음튼튼‘ 건강퀴즈대회가 LH성화주공 4단지 아파트에서 열렸다.

본보 ‘몸튼튼‧마음튼튼 캠페인’ 진행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통해 ‘SNS 활용법‧사이버예절’ 소개

29일, 율량LH아파트에서 2차 마음건강 퀴즈 대회등 예정

본보는 지난 6월부터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아 2016지역공동체 캠페인 ‘몸튼튼‧마음튼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청소년년들이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회관계망과 소셜미디어에 대한 건전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시작됐다.

본보는 충청북도지역아동센터지원단(단장 이창희)과 함께 미디어리러티시교육, 건강퀴즈대회,플래시몹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청주에 있는 4개 아동지원센터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건강퀴즈대회는 2차례 진행된다. 지난 13일 LH성화주공 4단지에서 진행했으며 이달 29일에는 율량동 LH아파트에서 진행한다. 이 행사는 충북대학교병원공공보건의료팀과 충청북도지역아동센터지원단과 함께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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