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예산 집행의 적정성 문제로 중단한 서원대학교 내 백로떼 서식지 간벌을 올해 마무리하기로 했다.

서식지 인근 지역 주민이 하루빨리 간벌을 끝내 달라는 요구가 잇따르자 이 같은 방침을 세운 것이다.

청주시는 24일 다른 용도의 예산을 서식지 간벌에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 결과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이달 안에 예산 변경을 통해 사업비 300만원 정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 달 현장 조사에 들어가 간벌 나무와 범위 등을 확정한 후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내년 예산에 반영해 간벌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시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애초 시는 오는 28일까지 간벌을 완료하기로 했다. 사업비가 따로 세워지지 않아 '숲 가꾸기 예산'을 긴급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숲 가꾸기 예산을 성격이 다른 간벌에 사용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시는 간벌을 일시 중단한 뒤 올해 예산 중 소나무와 잣나무 수목 정리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있는지 살펴본 것이다.

가용 예산이 없으면 서식지 간벌을 내년으로 넘기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이 올해 안에 끝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며 간벌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간벌을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강해 간벌을 다시 하기로 했다"며 "예산이 세워지면 다음 달부터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로떼는 지난 3월부터 서원대 여학생 기숙사 인근 숲에 둥지를 틀었다. 한때 그 수가 800~1000여 마리에 달했다.

지난해 서원대에서 1㎞ 정도 떨어진 청주남중 뒷산인 잠두봉에서 서식하던 백로떼로 추정된다.

서원대 기숙사 학생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소음과 악취 등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청주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