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충북도의원들 새누리 비주류 의원과 공조 시사
충북도의회가 김양희 의장 불신임안 제출로 여야의 대치 상황이 점점 더 깊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야의 대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은 지난 20일 새누리당 소속인 김양희 의장 불신임 결의안을 엄재창·장선배 부의장에게 제출했다.
지난 9월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김 의장 불신임안 제출은 이번이 3번째이다.
민주당 도의원들은 지난달 9일과 지난 7일 불신임안을 김 의장에게 제출했으나 모두 반려되자 `이해 관계자는 제척해야 한다'는 행정자치부의 유권 해석을 토대로 불신임안 제출 채널을 엄재창·장선배 부의장으로 변경했다.
행자부의 유권 해석에 따라 김 의장 불신임안은 표결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총 31석의 의석 중 새누리당이 20석, 더민주당이 11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11명의 주류와 9명의 비주류로 나뉘어 있다.
비주류가 더민주당과 공조하면 20석을 차지하면서 11석에 불과한 현재의 새누리 주류가 도의회 소수로 전락하게 된다. 불신임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까지 간다면 김 의장의 자리 상실도 가능하다.
민주당 의원들이 2번이나 반려된 의장 불신임안을 재차 제출한 것은 새누리당 비주류와 공조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연철흠 민주당 원내대표는 불신임안 제출에 앞서 “김 의장의 의회 운영 독단에 불만을 품은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과 만나 교감을 가졌다”고 말하면서 공조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누리당이 불신임안을 당론으로 반대하더라도 민주당이 무기명 투표를 요구, 받아들여질 경우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다. MRO산업 점검 특위 구성 때도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몇몇이 당론을 무시한 채 기권했다는 점에서 이런 추론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의장을 지지하는 주류에 당장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쪽에 의장 불신임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 측은 표결까지 불사하며 불신임안 철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결국 표결에 대비해 새누리당 충북도당의 조정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그동안 자칫 특정 계파 편을 든다는 오해 때문에 도의회 내 새누리당의 분열에 쉽게 관여하거나, 조정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자당 소속의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표결로 갈 경우는 다르다. 도당은 이 같은 상황을 묵과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주류 의원들은 “후반기 도의회 임기를 마칠 때까지 김 의장과 절대 손을 잡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역 정가의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충북도당과 김 의장이 표결로 갈 경우 비주류와 민주당과 공조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