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머리→소두머리→소두머니…우담 혹은 갈탄으로 불려
미호천이 빚어낸 절경…상산팔경 중 ‘우담제월’‧‘갈탄어화’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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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궁저리 마을에서 내려다본 소두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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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상산8경을 찾아서
① 임꺽정
② 초평호 미르숲
③ 이심이 이야기
④ 소두머니의 전설
“진천은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이 살았어. 사람이 오래 살다보니까 사람 사는 흔적으로 해서 이름도 생기고 그래. 상산팔경(常山八景)도 그렇게 생긴 거야. 진천 상산팔경은 다른 8경과 달라. 진천의 8경은 말이야.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이 내재돼 있어. 그래서 사람 사는 모습과 연결시켜 봐야 상산 팔경이 보여. 대표적인 것이 농다리야. 농암모설이라고 하지. 다리만 보면 재미없어. 옛사람들은 다리를 가장 가까운 직선으로 놓지 않고 굳이 비스듬하게 놓았을까. 옛 사람들의 생각을 찾아 다리를 봐. 두타모종이라고 하지. 우담제월. 진짜 달을 보고 정취를 느껴 봐야해. 그리고 이곳에 숨어있는 사람의 흔적을 보면 그렇구나 하고 인정이 가지. 금계완사. 여기가 어디냐. 충청도 관찰사가 교대하는 장소야. 그거하고 연결시켜 생각해야 돼. 지금은 저수지가 생겨서 수량이 없어. 옛날 만큼은 못하지...”(변해종 진천군유도(儒道)회장)
상산은 진천의 옛 지명이다. 진천에는 옛 지명인 상산의 이름을 따 ‘상산팔경’이 전해져온다. 상산팔경의 기원은 조선시대다. 진천군지에 따르면 상산팔경이란 鎭川이란 지명이 상산으로 불렸던 조선시대에 진천지역에 산재한 경승지 8개소를 말한다. 1937년 유학자 이병연이 펴낸 조선환여승람(朝鮮환輿勝覽)에도 상산팔경이 기록돼 있다.
진천군은 군지에 상산팔경으로 평사낙안(平沙落雁), 우담제월(牛膽霽月), 금계완사(錦溪浣紗), 두타모종(頭陀暮鐘), 상산모운(常山暮雲), 농암모설(籠岩暮雪), 어은계석(漁隱溪石 ), 적대청람(笛臺晴嵐)이라고 기록했다. 반면 조선환여승람에는 상산모운, 어은계석, 적대청람이 빠지고 초평효무(草坪曉霧), 별학귀운(別鶴歸雲), 갈탄어화(葛灘漁火)가 들어가 있다.
소두머니 지역은 미호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이다. 문백면 평산리 평사마을부터 소두머니 지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협곡이다. 평야지대를 따라 넓은 둔치를 확보하며 유유히 내려오던 미호천은 한남금북정맥이 뻗어 있는 두타산 줄기를 만나며 갑자기 강폭이 좁아지며 협곡으로 변한다.
유유히 내려오던 황하가 용문을 만나며 갑자기 좁아지듯 미호천은 농다리를 만나며 협곡으로 변한다. 협곡이지만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 있어 평사마을부터 소두머니 까지 평사십리(平沙十里)라 불렸다. 경치가 아름다워 평사팔경(平沙八景)이 별도로 전해온다.
소두머니 지역은 미호천 협곡이 끝나는 지점이다. 경북 예천의 회룡포처럼 강물이 굽이치고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 있다. 용이되지 못한 이심이 전설과 칡으로 묶어 논 소를 이심이가 잡아먹이 칡넝쿨만 남았다는 전설이 흐른다. 그래서 지명도 처음에는 우두머리라 불렸다. 이어 소두머리, 소두머니로 변해 지금에 이른다. 소 우(牛)자를 써서 우담(牛潭)이라고 하고 칡 갈(葛)와 여울 탄(灘)자를 써서 갈탄이라고 불린다. 소두머니 앞 마을 이름은 ‘갈궁저리’다.
달빛에 비친 백사장도 아름답지만 옛 선인들은 이곳에서 두가지 아름다움을 최고로 꼽았다. 하나는 비 개인 우담에 비친 달빛을 가리키는 우담제월, 그리고 갈궁저리 소두머니에서 밤에 고기 잡는 고깃배의 불빛을 표현하는 갈탄어화다.
조선시대 김진환은 문백면 은탄리 우담에 달이 비칠 때의 정경을 ‘우담제월’이라는 칠언율시로 읊었다. 제목으로 쓰인 ‘우담제월’은, 비단 비가 개인 후 우담에 비치는 밝은 달빛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봄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휴식처로 찾는 큰 담호를 지칭하는 말로도 쓰이고 있다. 이 시는 티 없이 맑은 호숫가에 비치는 밝은 달빛을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풀어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우담제월 (牛潭霽月)
(시 : 김진환 / 풀이 : 권희돈)
달은 우담에 있는 나무 그늘에 걸렸는데
아름다운 경계는 비 개인 마을에 서리었구나
경굴은 짙은 안개 헤쳐 버린 듯
금물결은 진세의 때 묻은 흔적 씻었구나
대나무 그림자 번득번득 길게 드리웠는데
매화꽃 아름다운 향기 술잔에 드는구나
재자가인 어느 누가 싫어하리
은근한 정서에 황혼이 가까웠도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