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 중학교 졸업생을 내신성적별로 청주 시내 19개 일반계고에 골고루 배분하는 '고입 배정 방식 변경 계획'을 놓고 갈등이 장외로 번질 조짐이 보인다.

청주시 학교학부모연합회는 29일 충북도교육정보원에서 열린 '청주 지역 학교운영위원 교육정책연수' 참석자들에게 성적 균등 배정 방식의 문제점을 담은 안내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 단체는 안내문을 통해 "사상 초유의 강제 배정자 대폭 증가와 쏠림 현상 방지라는 핑계로 아래 상위 10% 위주의 교육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 현장의 변화가 아닌 학생을 실험 대상으로 하는 교육 마루타 시책"이라며 "고교 지망 학생들에게 눈치 작전을 강요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도교육청은 전날부터 가장 많은 학부모가 이용하는 '아이엠스쿨' 애플리케이션에 '청주시 평준화고교 성적군별 배정이 좋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교육청은 홍보 글을 통해 배정의 원칙과 방법 등을 소개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을 싸늘했다. "그래서 유리한 점이 뭐냐", "(피부에)와 닿지 않는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제도냐"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최모씨는 "청원구엔 고등학교가 3개밖에 없는데도 그 애들을 성적군 별로 나눠 다른 지역에 보내면 3년 간 가까운 학교를 놔두고 먼 거리를 통학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모씨도 "13~14개 학교를 무조건 지망하라는 건 싫은 학교도 지망하라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라면서 "학생·부모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게 교육청이 내세우는 '진정한 평준화'인지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고교 배정 방식 변경은 올해 하반기 최대 교육 분야 이슈로 등장했다. 학부모단체와 도교육청이 주요 쟁점을 두고 부딪혀 갈등 기조가 상당한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연합회 관계자는 "진정한 교육 개혁의 바탕은 교육공동체의 합의에 있다"며 "교육청은 그런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청주시 평준화고 입학전형 배정 방식은 중학교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지망 순위에 따라 1지망에서 학교 정원의 50%를 선발하고 2지망에선 30%, 3지망에선 10%를 배분한다.

내년부터 바뀌는 배정 방식의 핵심은 중3 학생 5800여명을 내신성적별로 4개 군(群) 즉, 10%(최상위권)-40%(중상위권)-40%(하위권)-10%(최하위권)로 분류하고 나서 그룹별로 19개 고교에 평등하게 배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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