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개학… 찜통교실 정상수업 힘들 듯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개학을 앞둔 일선 학교들이 고민에 빠졌다.

16일 충북 지역 32개 학교를 시작으로 이번 주에만 134개 학교가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하지만 폭염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개학해도 정상 수업 진행이 어려워 개학을 연기할 것을 원하고 있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학사 일정상 조정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471교 가운데 이달 16일부터 19일까지 개학이 예정된 학교는 134개교(초 15·중 61·고 58)다. 나머지 학교는 이달 중순 이후인 2229일 개학을 할 예정이다.

이미 제천 제일고는 지난 9일, 청주외국어고는 11일 개학했다.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예고된 16일에만 도내 32개 학교가 개학한다.

기상청이 이번 주 예보한 최고기온(청주)을 보면 16일 34도, 17일 34도, 18일 32도, 19일 32도다.

기상청 예보대로라면 이번 주는 개학한 학교의 정상 수업 자체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폭염 속에 학업능률 저하와 학생 건강 등을 감안해 보은 자영고는 16일 예정된 개학일을 1주일 연기해 22일로 조정했다.

갑작스런 폭염에 이어 올해는 개학일이 예년에 비해 1주일 이상 빨라졌다.

일선학교들이 2월 졸업식과 입학식이 겹치면서 면학 분위기 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여름방학 일수를 줄이고 겨울방학 일수를 늘려 학사 일정을 잡았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개학 연기보다는 2학기 학사 일정 차질을 우려해 수업 단축을 고려 중이다.

도교육청은 최근 ‘폭염 특보 발령에 따른 상황관리와 안전사고 예방활동 철저’라는 제목의 공문을 각 학교에 내려 보내 학교별로 상황에 맞춰 학사일정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며 충북도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장기간 이어진 된더위로 중·만생종 사과와 시설하우스 수박 등 수확기를 앞둔 과수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 5월 22일 이후 모두 8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온열질환자 수(64명)에 비해 37.5%나 높은 수치다.

질환별로는 열 탈진 45명, 열사병 21명, 열 경련 13명, 열 실신 7명, 기타 2명이다. 특히 올해에는 열사병으로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3일 하루 동안 도내 4개 시·군에서 1만2000여마리의 닭이 폐사했다. 15일 현재까지 도내에서 폭염으로 인해 폐사한 가축 수는 17여만마리에 달한다.

수확기를 앞둔 과수농가도 피해가 우려된다.

충북도에 따르면 온대 과수인 복숭아, 사과, 배 등은 생육 한계 온도가 30~35도여서 35도 이상의 아열대성 기후가 장기화하면 과실 상품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경제 수령이 짧아질 수 있다.

조생종인 아오리 사과는 이미 수확이 거의 끝나 문제가 없으나 추석 명절을 전후해 집중 출하할 중생종 홍로와 만생종 후지는 폭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 관리해야 한다.

고온이 지속하면 광합성량보다 호흡량이 많아져 물질 생산량이 줄고, 과실 속 에틸렌가스 발생량이 증가하면서 연화(무름) 증상과 성장 둔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폭염으로 성장 속도가 빨라져 과실의 수확기를 앞당길 수는 있다. 그러나 과실의 성장 시간이 줄면서 크기가 작아지고 과육 조직의 치밀성도 약화할 우려가 크다. 저장성도 많이 나빠질 수 있다.

8월 초까지 수확하는 노지 수박과 달리 8월 하순부터 9월 초 수확하는 시설하우스 수박도 고온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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