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가속화 … 농가 일손 구하기 하늘의 별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농촌지역의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농산물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1차산업 붕괴 우려마저 낳고 있다.
초고령화로 일손 구하기가 힘든 농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하우스 농사도, 젖소 키우기도, 수박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장미 생산지로 유명한 진천지역에서 장미를 생산하는 화훼농가는 30호. 진천 장미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100여명에 이른다.
진천 꽃 수출 영농조합법인 이현규 총무의 장미화훼단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8명. 이들 모두 태국인이다.
이현규씨는 5년 전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 이유는 농촌에 거주하는 마을 어르신들의 나이가 대부분 70대 중·후반으로 초고령화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우스에서 장시간 일하는 것도 칠순을 넘긴 어르신들에게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장시간 서서 장미를 손질하는 것도 힘들다.
이현규 총무는 “5년 전 여든이 가까운 어르신들을 하우스에서 일하게 하는 게 쉽지 않아 국내 구인광고를 냈는 데 전화가 한 통도 오지 않았다”며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우리나라 1차 산업이 어떻게 유지될 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수박 농가는 일손 구하기가 더 어렵다. 우리나라 수박 농가에서 생산되는 수박의 무게가 보통 9~10㎏이다. 노지에서 생산되는 수박을 생산하려면 외국인 근로자의 일손은 필수적이다.
반나절만 일해도 땀이 빗물 흐르듯 하는 한여름 수박밭에서 일할 인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외국인 근로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분야는 오이,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생산하는 하우스 농가다.
축산농가도 외국인 근로자가 일자리를 꿰찬지 오래다. 특히 젖소를 키우는 낙농은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운영 자체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낙농업을 하는 김정환 대표(가명)는 젖소 100여마리를 키운다. 20년 이상 낙농업에 종사해 온 김 대표는 요즘 스리랑카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 2명과 8개월째 일하고 있다.
김 대표가 외국인 근로자와 일한 지는 벌써 10년째다. 그동안 이집트, 태국, 방글라데시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과 일했다.
김 대표는 “한 마리 젖 짜는 데 앉았다 일어났다를 두번 해야 하는 데 50마리면 100번을 반복하다 보니 무릎 연골이 다 녹을 만큼 힘들고 개체별로 파악해 다루다 보니 낙농가들의 인력 채용이 더욱 어렵다”며 “월급을 두배 준다고 해도 국내 근로자를 못 구해 10년 전부터 외국인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말 기준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수는 200만1828명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