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특혜, 과연 어디까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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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특혜, 과연 어디까지 일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5.3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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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대부분 광역·기초지자체, 의장·부의장 등 휴대폰 요금 지원
‘불법’ 명시한 행자부와 시민단체 지적으로 최근 중단되는 추세

본지는 지난 5월 27일자 신문에 청주시가 시의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 휴대폰 요금을 불법 지원한 사실을 보도했다. 충북도와 도내 많은 기초지자체도 역시 이러한 불법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에서는 충북도와 청주·제천·진천·음성·증평·보은·영동·괴산군에서 휴대폰 요금을 지원했고, 충주·옥천·단양군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이 문제를 연속 보도한다.
 

▲ 도내 많은 지자체가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의장 부의장 등의 휴대폰 요금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의원들은 의정비를 받기 때문에 이중지원에 해당된다. 행자부는 이것을 불법이라고 단정했다. 도내 지자체도 최근 지원을 중단하는 추세이다.

행자부는 지난해 4월 14일 전국 지자체 예산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 이 날 “의원 휴대폰 요금, 태블릿, 교통비 등 의정활동에 포함된 성격의 수당을 별도 편성해 지급해서는 안되므로 자체 개선토록하고 향후 상급기관 감사시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됐을 당시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회의참석에 따라 수당을 받았다. 이후 2006년 지방의원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유급제가 도입됐고 의정활동비를 주었다. 의정활동비는 의정자료의 수집·연구와 이를 위한 보조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의원들에게 매월 지급하는 돈이다. 이 때문에 의정활동비 외에 별도 예산을 만들어 주는 것은 이중지원에 해당돼 불법이라는 게 행자부 설명이다.
 

서울시 송파구에 소재한 위례시민연대는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지방의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에 휴대폰 요금을 불법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득형 운영위원은 “지난 2월 전국 광역·기초지자체에 2014~2015년 지방의회 휴대폰 요금지원 실태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 중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와 254개 기초지자체 중 99개 지자체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불법이다. 의원들에게는 의정활동비 예산에서 보조활동비를 월정액으로 주고 있다. 보조활동비는 의원의 보조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전하는 경비다. 그럼에도 휴대폰 지원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는 건 이중지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해당 지자체는 전액 환수하든지 예산편성 및 집행 책임자들이 연대해 전액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기초지자체는 해당 지자체 감사부서, 광역지자체는 국민권익위에 불법사실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휴대폰 명의 000의회로 바꿔


위례시민연대의 도움을 받아 도내 지자체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지방의회에 지원한 휴대폰 지원내역을 분석한 결과 충북은 개인 휴대폰을 의회 명의로 바꾸도록 한 뒤 요금을 대신 내주는 식으로 해왔다. 이렇게 하면 휴대폰 요금을 개인에게 준 것이 아니고 의회에 준 것이 된다. 하지만 이런 방법도 불법이기는 마찬가지다.
 

도내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은 의회 간부들이 의정활동시 자료수집과 민원 상담, 업무 유관기관 등과 통화해야 할 일이 많은 점을 고려해 지원했다고 밝혔으나 의정활동비로 해결하면 된다는 게 행자부 방침이다. 주민들의 의견도 같다.

 

통상 이 예산을 수립한 곳은 예산부서이고, 이를 집행한 곳은 의회 사무국 혹은 사무과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합법 또는 불법 여부를 판단하고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곳은 감사부서이다. 이런 식으로 나뉘어져 있어 취재도 세 군데를 해야 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지자체 감사부서에서 휴대폰 요금 지원이 법적 근거 없이 이뤄져 온 관행이라고 보는 점이다.


이런 지원은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누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됐다는 게 공무원들의 말이다. 청주시는 2008년부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휴대폰 요금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시 공무원도 “정확히 언제부터 해왔는지 모른다. 2008년은 예산제도가 바뀐 해인데 2008년에 지원한 근거가 있다. 그 이전 자료는 없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예산부서 담당자들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 한 알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제천시와 영동군은 지자체 예산으로 휴대폰 단말기를 사서 의장에게 법인 휴대폰을  줬다. 제천시는 휴대폰 단말기 구입비로 87만8900원, 영동군은 48만1840원을 썼다고 밝혔다. 제천시가 구입한 80만원대 휴대폰은 대체 얼마나 최신형인지, 꼭 그렇게 비싼 것을 사야 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행자부 교육 대부분 무시한 지자체


가장 많은 휴대폰 요금을 지출한 곳은 청주시. 청주시는 의장을 제외하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6명 등 총 7명의 요금을 부담했다. 김병국 의장은 받지 않겠다며 빠졌다. 2014~2015년과 올해 4월까지 지원한 요금은 총 1137만3940원이다. 그 다음은 영동군.
 

영동군은 의장에게 법인 휴대폰을 준 것 외에 의장·부의장·의원 6명 등 8명 전원의 요금을 내줬다. 간부만이 아니라 통 크게 모든 의원들에게 특혜를 줬다. 참고로 군의회는 의원이 10명 이내라 상임위 구분이 없다. 2014~2015년 2년 동안 들어간 예산은 1084만9840원이다. 청주시와 영동군은 지원액이 1000만원을 넘었다. 다른 지자체가 의장·부의장 정도를 지원한데 반해 두 지자체는 7~8명의 요금을 모두 부담해 방만한 예산운용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충북도는 도의장 한 명의 휴대폰 요금을 지원했다. 요금은 2014년 225만7150원, 2015년 166만9470원 등이다. 도 관계자는 “의장은 기관장이라 업무수행에 필요하다고 생각해 올해도 지원했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충북도도 앞으로 폐지해야 한다.
 

진천군도 많은 돈을 지원한 축에 속한다. 의장·부의장 두 명의 휴대폰 요금을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내줬다. 그 금액이 2014년 169만여원, 2015년 222만여원이나 된다. 올해는 3개월치가 52만여원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예산지원이라고 보고 있으나 앞으로 중단할지 계속할지 결정이 나지 않았다. 최종 결정은 군수님이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13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기섭 군수가 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은 관계로 늦어졌다는 게 담당자의 말. 사정이 어떻든 이 예산은 불법이므로 폐지해야 한다.
 

음성군도 의장·부의장에 대해 요금을 지원했으나 군의회에서 2015년 8월 자진 중단했고 이미 지급된 요금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증평·보은·괴산군은 의장 한 명만 휴대폰 요금을 부담했다. 다만 증평군은 지난해 5월, 괴산군은 지난해 3월, 보은군은 올해 4월부터 지원을 중단했다. 청주시는 올해 5월에서야 요금 지원을 중단하고 환수조치 하는 한편 앞으로 예산에 편성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영동군은 올 1월부터 중단했다. 그리고 제천시 측은  “이 사안에 대해 조사중이다. 조사가 끝나면 법에 맞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자부가 예산담당자들에게 이 예산 지원은 불법이니 중단하라는 교육을 한 건 지난해 4월이다. 감사 지적을 받고 지난해 3월에 중단한 괴산군을 제외하고는 행자부 지침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육에 불참했거나 참석했어도 무시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 때마다 부정적 여론 다수
각종 연수비와 업무추진비 있는데 휴대폰 요금 공짜 ‘안될 말’

 

지방의원들은 유급제시행 이후 의정활동비 월 110만원에 월정수당을 합쳐 받고 있다. 의정활동비는 지방자치법에 명시돼 있어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변동이 없고 월정수당 액수는 달라진다. 지자체는 4년에 한 번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월정수당 액수를 정한다. 전에는 매년 해왔으나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 지자체 재정능력 등을 고려해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액수를 정할 때마다 논란이 일고 있다. “의원들이 한 게 뭐있냐” “너무 많이 올려준다” “삭감하라” 등 부정적인 여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방의원들의 활동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충북도의정비심의위원회가 지난 2014년 도의원 의정비를 연 4968만원에서 540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자 비판 여론이 잇따랐다. 이는 의회 평가와 맥을 같이 한다. 많은 돈을 주고 그 만큼 더 열심히 활동할 것을 주문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그리 많지 않다. 이런 판국에 의장단·상임위원장단에게 휴대폰 요금까지 지원해주자 특혜를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충북참여연대는 지난해 9월 지방의회 유급제 시행이 지방의원 활동에 긍정적 변화를 주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지방의회 의정비와 인상폭이 너무 많다는 게 주민 대다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유급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된 것은 여야의원간 충돌, 의회 파행운영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의회를 정상 운영하고 의원의 전문성 및 정책활동 강화 등을 통해 의회 본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도내 지방의원들의 월정수당 액수는 대부분 인상됐다. 현재 충북도의원은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합쳐 연 5400만원을 받는다. 청주시의원은 4210만8000원을 받고 나머지의회는 3000만원대. 제천시의원은 3420만원, 증평군의원 3219만6000원, 진천군의원 3346만8000원, 음성군의원 3350만40원, 괴산군의원이 3116만4000원을 받고 있다.
 

지방의원들은 이외에도 해외연수를 갈 때 국외여비, 국내연수를 갈 때는 국내여비를 받는다. 또 국민연금·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며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은 업무추진비를 쓸 수 있다. 그리고 의회 또는 상임위 명의의 공적경비로 쓸 수 있는 의정운용공통경비가 있다.

 

▲ 지방의원들에 대한 주민 만족도는 크게 떨어진다. 의정비를 인상할 때마다 비난여론이 잇따르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사진은 청주시의회 본회의장


지자체도 ‘딱’ 걸린 휴대폰 단말기 구입·요금
충북참여연대 “충북도·6개 기초지자체장은 예산으로 휴대폰 구입”

 

지방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 간부들에 대한 휴대폰 요금 지원은 불법으로 나타났다. 도내 지자체도 이를 인정하고 후속조치를 마련했거나 마련 중이다. 이제 남은 것은 지자체가 후속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는가를 시민들이 지켜보고 안 되면 될 때까지 지적하는 것이다.


그럼 지자체는 이런 예산지원을 하지 않는가. 충북참여연대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 말까지 도내 자치단체장 휴대폰 지원 현황에 대해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충북도와 청주·충주·제천·옥천·보은·단양군이 단체장 휴대폰을 지자체 예산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시·군은 본인이 구입했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2014년 12월 삼성갤럭시 노트4를 66만4800원, 청주시는 7월에 갤럭시 노트3를 약 80만원, 충주시는 11월에 갤럭시 노트4를 78만4000원에 구입했다. 그리고 제천시는 같은 해 7월에 아이폰5를 99만5280원, 옥천군은 10월에 갤럭시 노트4를 85만9200원, 단양군은 9월에 갤럭시S5를 46만7520원에 샀다. 모두 민선6기가 시작된 해인 2014년이다. 보은군은 이보다 전인 2012년 9월에 갤럭시S3를 76만원에 구입했다.
 

단체장 휴대폰 요금을 지원하지 않는 곳은 괴산·영동뿐. 2014년 7월~2015년 6월 1년 동안 가장 많은 요금을 낸 곳은 제천시로 312만여원이다. 그 다음은 음성군 238만여원, 청주시 149만여원이다. 충북도는 128만여원을 지출했다. 이 중 충북도와 청주·제천·보은·단양군은 통신요금에 휴대폰 단말기 구입비가 포함돼 있다고 해당 지자체는 설명했다.

 

아무리 그래도 제천시가 시장 휴대폰 요금으로 월 26만원을 지출한 것은 과하다. 음성군은 월 19만8000여원을 부담했다. 이도 적잖은 금액이어서 예산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모 지방의원은 “집행부의 지원 사례도 조사해  바로 잡아야 한다. 집행부 간부들의 지원도 이중지원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도내 지자체가 부단체장이나 비서실장의 휴대폰 단말기를 구입하고 요금을 부담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번에는 도내 기초지자체의 의회 의장단 휴대폰 요금 지원이 골자라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취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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