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EM 사용 진천 내구마을을 가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화학제품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옥시 이외의 제품에 대해서도 믿을 수가 없어 대체 제품 찾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주부들의 불안이 크다.

이런 가운데 마을주민 전체가 친환경 EM(유용한 미생물)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 쓰는 곳이 있어 화제다. 바로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내구마을이다.

내구마을은 50여가구가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주민 대부분이 70~80대 고령자들이지만 집집이 EM으로 제품을 만들어 쓰고 있다.

특히 옥시 파동으로 대체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내구마을 주민들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누와 치약, 주방과 세탁 세제는 물론 김치와 술 담그기, 농사까지 EM을 사용하고 있는 진천 내구마을을 취재진이 18일 방문했다.

임차섭 내구마을 이장을 만나 안내하는 마을회관을 찾았다. 주민 사랑방으로 이용되는 곳이라 주방까지 갖춰져 있었다. 농번기라 주민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싱크대 한 쪽에 뿌리는 EM세제가 눈에 들어왔다. 공동사용 공간인 회관에도 천연세제를 사용할 만큼 EM은 일상화된 듯했다. 임 이장은 직접 제품을 뿌리며 시범을 보였다.

임 이장은 “2015년 마을 주민들이 EM교육을 받은 후 집집마다 EM으로 제품을 만들어 쓰고 있다. 현재 EM마을로 지정받기 위해 신청해 놓은 상태”라며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이 모여 EM으로 제품을 만들고 교육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화학물질 사용에 익숙해 주민들의 호응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샴푸를 만들어 써보니 비듬도 없어지고 머릿결도 좋아졌다. 빨래도 냄새가 나지 않고, 얼굴에 각질이나 트러블도 없어졌다. 좋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지금은 마을 주민들 모두가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 공오복씨(74)는 “설거지 할 때도 사용하고 빨래할 때도 사용한다. EM 원액으로 김치를 담그면 무르지 않고 아삭하고 술을 담그면 숙성이 두 배로 빠르다”면서 “제품을 만들기도 쉽고 사용하기도 쉽다. 버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진천에서 EM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임영섭 그린메이커 회장(70)은 “최근 화학물질이 가정에서 일반화되면서 마음대로 먹고 쓰지도 못한다. 하지만 EM은 살아있는 미생물이기 때문에 우리 생활에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며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건축 시멘트에 사용하면 더 단단해지고, 농사에 사용하면 두 배의 수확량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옥시 파동으로 화학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이때 내구마을은 EM 교육을 받은 후 주민 전체가 꾸준히 사용, 안전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생활저변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누구나 쉽게 만들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보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M 발효액이 보급되는 데는 진천군의 역할도 있었다. 연 3000만원의 사업비를 책정, 주민 교육과 제품 만들기, 발효액 배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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