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3번이상 수영장 가야… 예약신청도 어려워
세월호 사고 이후 교육부가 초등학교에 수영교육과정을 운영토록 했으나 수영장 시설이 부족해 수업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학생 안전 교육 강화 정책으로 올해 전체 학생의 약 15%인 3~6학년 8570명을 대상으로 생존 수영 등 수영 실기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영 실기 교육을 위해 도교육청은 자체 예산과 교육부 특교금을 합쳐 3억428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부 발표대로 하면 도내에서는 초등학교 전체 학생 8만5290명(20 16년 기준) 중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연간 10시간씩 수영 수업을 실시해야 한다. 도내 절반 가까운 학생수가 있는 청주시의 경우 94개교 전체 학생 5만83명 중 8300여명이 수영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도내에 구축돼 있는 수영장 시설은 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교 수영장 3곳과 지자체 및 사설에서 운영하는 간이수영장 22곳을 합쳐 총 25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청주의 경우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청주시에는 정규 규격(길이 50m)을 갖춘 충북학생수영장과 청주시에서 운영하는 국민생활관 수영장 2곳과 지자체와 사설 수영장인 간이수영장(25m) 6곳 등 수영장 8곳에서 청주시내 학생들이 수업을 받아야 한다.
충북 학생수영장의 경우 8레인까지 있지만 수심이 깊은 수영선수용인 6개 레인을 제외하면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레인은 2개에 불과하다.
충북학생 수영장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과 오후 총 3회로 나눠 한 타임당 60명씩 하루 최대 수영 수업을 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180명에 불과하다”며 “수영 수업을 신청하는 학교는 많지만 시설 부족으로 4~5학년 수업 신청은 아예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도내에서 수영장 시설이 가장 많은 곳(2013년 기준)은 청주(8곳·청원 1곳 포함)로 나타났다. 이어 음성 4곳, 충주 3곳, 제천·괴산증평·진천 각 2곳, 보은·옥천·영동·단양 각 1곳으로 조사됐다.
충북과 도세가 비슷한 타도 지역의 수영장 시설 현황을 보면 전북 35곳, 전남 39곳, 광주 30곳, 대전 41곳, 강원 47곳으로 나타났다.
도내에 수영장 시설 부족 탓에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 형편에 맞춰 수영 수업을 조정하고 있다.
청주 모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 규모가 큰 학교는 3학년 학생 수가 300명 가까이 되는 데 충북학생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5번으로 나눠 수영 수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하루 3시간씩 연속 수업을 진행해도 학생 당 연간 10시간 수업시간을 충족하려면 한 학생이 세 번 이상 수영장을 가야 하는데 시설이 부족해 예약 신청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본은 수영을 생애 체육으로 접근해 인프라 시설 구축과 운영을 지자체에서 관장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시민과 도민을 위해 복지사업으로 접근해 지자체가 시설 구축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며 “학생 안전 강화를 이유로 초등 3학년부터 교과와 연계해 수영 수업을 필수 교육과정으로 편성했지만 인프라 부족으로 수업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