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회 부의장, 혈세가지고 지역구에서 흥청망청
참여연대, 자진사퇴 권고…카드 돌려쓰기도 적발

▲ 김봉회 부의장은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총 19차례에 걸쳐 450여만원을 지출해 물의를 빚었다. 사진은 오창근 충북참여연대 사회문화국장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식당을 방문하는 모습.

김봉회(증평) 도의회 제1부의장이 업무추진비를 최악으로 집행한 의원으로 선정됐다. 충북참여연대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공개한 김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사용실태에 따르면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19차례에 걸쳐 455만9000원을 집행했다.

김 부의장은 자신의 업무추진비 신용카드를 다른 의원에게 빌려주고 사용하게 했다. 또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을 자신의 지역구인 증평에서 사용해 업무추진비를 지역구 관리하는데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병진(영동) 의원은 지역 간담회를 전라북도 무주의 특정 식당에서 9번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도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한 오창근 충북참여연대 사회문화국장은 김봉회 도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최악의 사례로 꼽았다.

충북참여연대 발표에 따르면 김 부의장은 2014년 간담회 53건 중 자신의 지역구인 증평에서 33회를 진행했다. 청주는 7건에 불과했다. 2015년에도 100건의 간담회 중 47회를 증평에서 개최했다.

▲ 김봉회 충북도의회 부의장

김봉회 부의장은 시민 혈세로 지급된 업무추진비를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의장은 2014년 증평에서 진행한 간담회 33회 중 16차례를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진행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364만4000원을 사용했다.

김 부의장은 1회 평균 22만7500원을 사용했다. 이런 행태는 2015년까지 이어졌다. 그는 2015년에 부인 식당에서 추가로 3번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렇게 김 부의장은 자신의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19차례, 총 455만9000원을 사용했다.

참여연대는 “의정의 원할 수행을 위해 사용토록 되어있는 업무추진비를 부인이 운영하는 가게 매상을 올리기 위해 사용했다는 것은 도민이 납득 할 수 없다”며 “이러한 부도덕한 행태로 지방의원 전체가 욕을 먹고 더 나가서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불러오는 단초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의 혈세를 부인 가게 매상을 높이는 데 사용한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 도민에게 사과하고 자진 사퇴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출귀몰? 알고 봤더니...

김봉회 부의장이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 부의장은 2015년 2월 5일부터 3월 10일까지 영동에서만 12차례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2015년 2월 9일 영동 모 갈비 집에서 ‘유기농산업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고, 오후 4시 9분에 신용카드로 38만2000원을 사용했다. 그런데 같은 날 밤 10시 21분에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 명목으로 42만원을 지불했다.

업무추진비의 경우 심야와 사용자의 자택근처 등 통상적 업무추진과 관력이 적은 시간과 장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2월 10일 김 부의장이 속해있는 건설소방위원회에서 추석을 맞아 제천에 있는 ‘밀알한마음쉼터'를 방문 위문품을 전달했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 영동에서 또 다른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여연대는 이에대해 의원 간 카드 돌려쓰기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가 제기한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다. 박병진 건설소방위원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카드 돌려쓰기 실태를 인정한 박병진 의원도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해 빈축을 샀다. 충북참여연대에 따르면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박병진 위원장은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전라북도 무주에서 9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진행했다.

개최된 간담회는 낙후지역 먹는물 수질개선사업 추진상황 도관계자 간담회, 경비 및 창조지역사업 추진상황 관계자 간담회, 영동소방공무원‧영동의용소방대원 등과의 간담회 였다. 굳이 전라북도 무주에 있는 특정식당에서 개최할 이유가 없다. 이 간담회는 모두 동일한 식당에 진행됐다. 이용시간은 저녁 7시에서 10시로 늦은 시간에 진행됐다.

충북참여연대는 “불가피하게 업무추진비를 이용한 저녁 식사라면 지역경제를 생각해서라도 충북도내에서 활용하는 것이 맞다”며 “특정식당을 정기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가까운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 매상을 올려주기 위한다는 의혹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의회 담당 공무원은 “영동에 갈만한 식당에 없어서 부득이 다른 지역의 식당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2015년 4월 10일 11시 40분에 ‘민원해결을 위한 군의원 간담회’ 명목으로 영동 소재 식당에서 식사비 30만원을 결제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2시 56분에 영동 소재 모 식당에서 ‘노후슬레이트 지붕철거사업’ 간담회 식사비로 오리훈제 2개, 오리양념불고기 4만원 1개, 돼지갈비 1인분 등 총 13만원을 결제했다. 2시간 간격으로 고깃집에서 식사를 한 것인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박병진 건설소방위원장은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 가져가기도 했다. 박 의원은 2015년 5월 6일에는 청주 금천동 소재 모 추어탕 집에서 ‘오송전시관 건립 추진상황’ 간담회를 개최하고 식사비로 4만3000원을 계산했다. 그리고 한 그릇을 포장해서 가져갔다.

충북 참여연대는 “음식을 포장해 간담회 참석을 못한 사람을 갖다 줄 리 만무하며 한 그릇은 누구를 위한 식사란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본보는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김봉회 부의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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