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김용직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사무처장

▲ 김용직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사무처장

총선이 끝나자마자 구조조정이 휘몰아치고 있다. 조선,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대규모 실업의 쓰나미가 예상되고 있다. 울산, 부산, 거제, 고성 등 동남밸트 지역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한다.

20대 총선에서 누구도 예상 못했던 여소야대를 이끌어 낸 야당의 대표들마저 “구조조정을 감내해야 한다”고 벌써부터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한술 더 떠 총선에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은 여당은 구조조정을 위해 4대 노동법을 개악해야 한다며 고통을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지우려 하고 있다.

조선, 해운업계만 정리되면 경제위기가 끝날까? 조선, 해운업계의 불황은 위기관리 능력 부재의 내적요인도 크지만,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사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위기로 발현되면서 닥친 측면이 크다.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지니 당연히 국가 간 무역이 줄고, 이에 따라 물동량이 줄어 해운업계가 1차 타격을 받게 되고, 해운업계의 불황속에 선박 발주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조선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

다음은? 당장 세계적 경제위기와 유가하락으로 최악의 재정난을 겪는 중동과 러시아 등은 이미 건설해외발주를 중단한 상황이고, 이는 곧바로 우리 건설업계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휴대전화 역시 이명박 정부의 환율정책이 약발을 다함에 따라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은 전체 직원 30만명 중 20%인 6만명을 소리 없이 감원했다.

지금까지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의 혈세를 모아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 재벌과 기업에게 쏟아 부었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이번 위기가 극복되느냐는 점이다. 문제는 이번 위기가 너무도 깊고 길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이 한창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엽기 행각에 언론은 희화화 하고 있지만, 미국은 지금 치열한 이념전쟁을 벌이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신주단지 받들 듯 모시는 공화당과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민주당의 치열한 이념전쟁이 한창이다. 미국만이 아니다.

전 세계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소비절벽에 빠진 국민들의 지갑을 어떻게 두텁게 해 소비를 늘리고, 이를 통해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느냐에 빠져있다.

국민들의 소비를 늘이고, 늘어난 소비로 재고를 줄이고, 기업이 생산을 하고, 생산을 위해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고용된 노동자는 임금으로 다시 소비를 하는 자본주의 선순환구조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은 8.5유로(한화 1만700원)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미국 일부 주는 시간당 7.2달러의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한 뒤 발생한 소비열풍에 환호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여야 정치권만 전 세계적 흐름과 상관없이 나홀로 마이웨이다. 코앞에 닥친 공황, 재벌과 기업만 살리고 노동자 서민에게 모든 고통을 전가한 1998년의 재판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우리 노동자들은 경제위기 고통전가를 위한 노동개악에 반대하고, 세계적 추세에 따라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한다. 또한 넘쳐나는 재벌 곳간을 열어 노동자 서민을 위한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또한 유성기업과 현대자동차의 노조파괴에 맞서 자신의 목숨을 던진 한광호 열사의 염원을 이어받아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투쟁할 것이다. 새로운 세상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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