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예산 투입 불구 관리 뒷전 운영중단 ·방치

충북지역 국·공립 대학박물관 및 전시관의 30%가 연간 관람객이 1만명 이하로 나타나면서 관리방안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시·군 자치단체에서 지역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체험전시관들이 개점휴업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전국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충북의 국·공립·대학박물관 34곳 중 12곳이 연 관람인원이 1만명 이하로 나타났다. 이중 충북에는 국립박물관 2곳, 공립박물관·전시관 26곳, 대학박물관 6곳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연 관람인원 1만명 이하가 30% 이상을 차지했고, 하루 평균 관람인원이 10명 이하인 곳도 3곳으로 드러났다.

증평군은 2010년 86억원을 들여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을 개관했다. 당시 증평의 문화·공예체험장으로 조성해 도예와 목공예, 대장간 등으로 관광자원화할 계획이었지만 예술인들이 빠져나가면서 공예체험장이 유명무실해졌다. 군이 의욕적으로 박물관 건립에 나섰지만 콘텐츠와 홍보부족으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평지역의 한 예술인은 “공예체험장으로 조성한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입주했다가 포기했다”면서 “관람객이 있어야 운영되는데 박물관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체험이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군은 매년 1억원의 관리운영비를 투입해 다양한 체험행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열악한 접근성으로 관람객 유치는 연간 1만명에 그치고 있다.

지역문화를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시·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향토민속자료전시관은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영동향토민속자료전시관은 연 관람인원 303명으로 하루 평균 1명도 찾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괴산향토민속자료전시관 하루 평균 관람인원은 3명으로 조사됐다. 음성향토민속자료전시관도 하루 평균 관람인원이 25명에 불과해 개점휴업 상태다.

마을가꾸기사업이나 농촌체험마을로 건립된 체험시설은 대부분 운영이 중단됐다. 형동예술마을 문화체험시설은 1년째 방치되고 있고, 2008년 2억원의 사업비로 조성된 소전리 벌랏 한지체험마을은 체험장 운영이 제대로 안돼 예산만 축내고 있다.

괴산군은 2005년 연풍면에 조령예술촌을 조성한 후 2013년 66억원을 들여 한지체험박물관을 개관했다. 하지만 예술촌은 군의 지원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예술마을 명맥을 잃어가고 있다. 그나마 괴산한지체험박물관은 무형문화재 안치용 한지 장인이 특화 박물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연 관람인원 2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안치용 한지 장인은 “한지와 관련된 유물을 20여년간 개인적으로 수집하면서 전시관 건립을 준비했다”며 “괴산이 접근성이 좋지는 않지만 신풍 한지라는 이름만으로도 관람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자체가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활용도가 낮은 전시관 건립에 대한 신중론과 기존 시설에 대한 활성화방안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박물관 관계자는 “일단 추진하고 보자는 방식의 전시관 건립보다 효율적 관리방안이 마련된 후 건립이 추진돼야 한다”며 “특화된 전시관과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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