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가 회귀한 청주 분평동 원마루시장

청주의 전통시장이 시민의 곁으로 바짝 다가오고 있다.

고질적인 주차난도 서서히 해소되고 특화된 거리와 맛집, 스토리가 있는 인생의 동반자로 어느새 시민들의 벗이 되고 있다.

충청타임즈는 청주지역 전통시장의 변화상과 그 주역들의 이야기를 5회에 걸쳐 싣는다.

“우리 집 연어는 냉동연어가 아닌 생연어입니다. 생연어를 초밥으로 만들면 특유의 비릿한 맛이 사라지는 거죠.”

청주시 서원구 원마루시장에 들어선 초밥집 ‘홍스시.s'의 최홍석 대표(39)의 말이다. 전통시장하면 ‘전통적으로’ 순대국밥집, 파전집 등이 주 먹을거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집은 청주시내에서 거의 유일한 시장안 초밥집이다.

지난 2월 원마루시장에 입점한 최 대표는 역발상을 했다. ‘맛으로 승부한다면 손님이 찾아올 것이다’라고. 무한리필 초밥집이 청주시내 곳곳에서 자리잡고 있는 요즘 잘 알려지기 쉽지 않은 시장골목에 자리 잡은 그의 포부가 남다르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하루에 손님 80명이 찾는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주로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오면서 아파트촌의 새로운 가족식당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원마루시장에는 홍스시말고 산더미 같은 쌈채소로 유명한 ‘제주생고기’도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저녁 시간에는 자리를 잡기 어렵다. 예약은 필수다.

김봉일 대표(44)는 “4년 동안 유기 농쌈채소와 질 좋은 고기를 내놨더니 손님들이 잊지 않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24시간 긴장을 하면서 살고 있다. 손님들에게 얼마나 더 잘해줄 것인가, 어떻게 해야 손님들이 만족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성공의 비결에 대해 말했다.

원마루시장은 최근 숙원을 풀었다. 고객지원센터가 생긴 것이다.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시장 상인들의 정보교류는 물론 통합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앞서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진입로를 새로 만들었다. 무심천 쪽이 막혀 있었는데 진출입로를 냈더니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 청주시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파격적인 결단을 한 것이다.

원마루시장은 지난 1990년대 말 분평동 일대 아파트단지가 생긴 이후 크게 번성했다가 대형마트의 출현 이후 성장세가 위축됐다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하드웨어(고객지원센터, 진출입로)와 소프트웨어(마케팅)가 결합해 분평동 주민들이 다시 찾기 시작한 것이다.

정화용 원마루시장상인회장(47)은 “일회성 지원보다는 상인들이 스스로 개척하는 길을 열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원마루시장은 제2의 전성기를 통해 분평동의 이웃사촌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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