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수곡2동 주민자치센터 미니노인복지학교를 가다
탈 권위 시대의 도래와 함께 권위적이기만 하던 관공서의 문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물론 가장 최 일선에서 주민들과 마주하는 동사무소의 담장이 허물어 진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이젠 더 이상 동사무소가 각종신고와 증명서를 떼러 들리는 기관만은 아니다. 요즘 동사무소에서는 주민들에게 춤과 노래도 가르치고 영어, 일어 회화도 배운다.
이른바 “평생학습”이라는 목표아래 각 주민자치센타에서 행해지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참으로 다양하다. 잘 만 알아둔다면 많은 교양과 여가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풍요속에서도 노인들에 대한 푸대접은 여전하다.
청주시 각 주민자치센타별로 4~5개 이상의 평생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그 중 노인관련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물론 각 복지관이나 기타 기관에서 행해지는 프로그램은 있으나 이동이 쉽지 않은 노인들에게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축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청주 수곡2동 동사무소는 청주유일의 노인관련 평생학습프로그램을 4년간 고집스럽게 운영해오며 지역노인들의 두터운 신망과 사랑을 받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인기 또한 대단하다. 지역의 노인들이 인근 동네의 친구들까지 모시고 오는 바람에 노인학교는 연일 호황이다.
수곡2동 정창순 동장은 “노인학교 참여를 원하는 인원에 비해 장소가 너무 협소하다. 동사무소 재건축이 끝나는 대로 대형 강당으로 이동시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하도록 돕겠다” 며 “청주시에서 지원되는 예산이 일년에 고작 200만원이다. 이것으로 각종 강사비와 재료를 충당하기에도 벅차다”며 더 많은 지원과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동장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고 재미있어하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강사분들과 자원봉사자 분들을 제대로 지원해 드리지도 못해 죄송한 마음뿐이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수곡2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 개별사례분야 프로그램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였고 올해는 청주직지축제 평생학습동아리 경연대회 대상을 차지하는 연광을 안기도 했다.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노인학교는 연극과 뮤지컬 동아리를 운영하는 등 날로 바빠지고 있지만 노인들의 함박웃음은 더욱 커가고 있다.
이원규 기자
jajoomin@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