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수곡2동 주민자치센터 미니노인복지학교를 가다

 탈 권위 시대의 도래와 함께 권위적이기만 하던 관공서의 문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물론 가장 최 일선에서 주민들과 마주하는 동사무소의 담장이 허물어 진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이젠 더 이상 동사무소가 각종신고와 증명서를 떼러 들리는 기관만은 아니다. 요즘 동사무소에서는 주민들에게 춤과 노래도 가르치고 영어, 일어 회화도 배운다.

 이른바 “평생학습”이라는 목표아래 각 주민자치센타에서 행해지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참으로 다양하다. 잘 만 알아둔다면 많은 교양과 여가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풍요속에서도 노인들에 대한 푸대접은 여전하다.

 청주시 각 주민자치센타별로 4~5개 이상의 평생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그 중 노인관련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물론 각 복지관이나 기타 기관에서 행해지는 프로그램은 있으나 이동이 쉽지 않은 노인들에게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축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청주 수곡2동 동사무소는 청주유일의 노인관련 평생학습프로그램을 4년간 고집스럽게 운영해오며 지역노인들의 두터운 신망과 사랑을 받고 있다.

▲ 수곡2동 주민자치센터 노인학교의 즐거운 시간 지난 2000년 가을학기로 시작한 수곡2동 주민자치센터 <미니노인복지학교-이하 노인학교>는 현재 120명이 넘는 지역 노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 9시40분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노인학교는 각종교양강좌로 1교시를 준비하고 챠밍댄스, 건강댄스, 노래교실등 활동적 프로그램으로 2교시를 진행한다. ▲ 점심식사도 제공된다
 게다가 노인학교가 끝나면 맛있는 점심식사도 무료로 대접한다. 물론 노인학교의 점심식사는 지역의 교회와 통장 분들이 자원하여 번갈아가며 준비하는 수고를 한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인기 또한 대단하다. 지역의 노인들이 인근 동네의 친구들까지 모시고 오는 바람에 노인학교는 연일 호황이다. 

 수곡2동 정창순 동장은 “노인학교 참여를 원하는 인원에 비해 장소가 너무 협소하다. 동사무소 재건축이 끝나는 대로 대형 강당으로 이동시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하도록 돕겠다” 며 “청주시에서 지원되는 예산이 일년에 고작 200만원이다. 이것으로 각종 강사비와 재료를 충당하기에도 벅차다”며 더 많은 지원과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동장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고 재미있어하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강사분들과 자원봉사자 분들을 제대로 지원해 드리지도 못해 죄송한 마음뿐이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 생활지도사 조옥주 선생님 수곡2동 노인학교의 최고인기는 조옥주(46) 생활지도사가 인도하는 챠밍댄스, 건강댄스 시간이다. 조씨는 노인들에게 교주님으로 불릴 만큼 노인들의 사랑과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온몸이 흠뻑 젖을 만큼 경쾌한 음악에 맞춰 흔들지만 다 이유가 있는 몸짓이다.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손과 발을 움직이면 노인들의 감각과 신경계 활동에 활력을 주어 치매와 중풍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건강을 찾게 해주는 이른바 “치료 레크레이션” 활동의 일환이다.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활발한 연습을 하시던 노인분이 당뇨수치가 떨어져 건강을 되찾은 경우도 있었다” 며 “의사가 이제 사탕 드셔도 됩니다”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라고 한다. ▲ 인터뷰 할머니
 수곡2동 주민자치센터 <미니노인복지학교>의 회장 박종은(76) 할머니는 “매일 매일이 수요일이었으면 좋겠다. 일주일 내내 이날만 기다린다”며 노인학교에 대한 애착을 보였고 “노인학교에 오면 젊어지는 느낌이 들고 건강도 좋아 진다”말했다.

 수곡2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 개별사례분야 프로그램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였고 올해는 청주직지축제 평생학습동아리 경연대회 대상을 차지하는 연광을 안기도 했다.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노인학교는 연극과 뮤지컬 동아리를 운영하는 등 날로 바빠지고 있지만 노인들의 함박웃음은 더욱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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