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류댄스 컴퍼니’에 패널티 미적용해
현재 내부 규정 만드는 중, 다음 이사회에 상정

충북문화재단이 지난해 관객이 없는 공연을 펼쳐 도마 위에 올랐던 예술단체를 올해 또다시 지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무용 단체인 류댄스 컴퍼니는 지난해 충북문화재단이 지원하는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충북문화재단은 이 단체에게 총 5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 단체는 보조금으로 3회에 걸쳐 9월 8일 청주예술의전당 '발칙한 호기심', 10월 21일 음성문화예술회관 '춘향을 사랑한 제임스본드', 10월 22일 음성문화예술회관 '발칙한 호기심'을 공연했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도 지적

 

▲ 현대무용 단체인 류댄스 컴퍼니는 지난해 충북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공연을 펼쳤지만 관객이 15명밖에 오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문화재단은 올해도 이 단체에게 1500만원을 지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문제는 10월 21일에 열린 공연에 관객이 단 15명만 온 것이다. 당시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문화재단은 곤혹을 치렀다. 복수의 예술계 관계자들은 “최소 지원을 받는 공연은 절반이상 관객을 채운다. 600명 객석에 15명밖에 안 왔다는 것은 무슨 말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지원받는 사업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단 관계자는 “사업 담당자가 공연을 보러 갔다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예술단체에게 당시 사유서를 따로 받아 놓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충북도의회 행정감사에서도 이 일이 거론됐다. 당시 최광옥 도의원은 “문화재단이 지원 및 심사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보조금 예산이 많음에도 자체적인 보조금 관리 지침이 없다. 정산서류의 금액만 맞춘다고 정산이 완료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류댄스 컴퍼니는 올해 또다시 충북문화재단이 벌이는 지원사업 중에 하나인 '충북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무용 전문 분야에 선정돼 동일 분야 최고 지원금인 1500만원을 받게 됐다.

충북문화재단은 이번에 류댄스 컴퍼니에게 별도의 패널티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의회는 “관객 없는 공연에 또다시 예산을 지원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화재단 사업 담당자들은 수차례 도의회에 불려가 이 일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패널티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문화재단 관계자는 “기존에 지원했던 사업과 다른 사업이기 때문에 패널티를 적용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비 지원을 받는 경우 해마다 세부지침이 따로 내려온다. 횡령과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환수 조치 및 향후 1~2년간 사업 신청을 못하게 되는 패널티가 있지만 관객이 적게 온 경우에 대해서는 따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단체, 사업취소 안 돼

 

문화재단은 부랴부랴 자체 내규(패널티)를 만드는 중이다. 다음 달 이사회가 열릴 때 내규에 대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도의회 지적을 받아들여 올해 내규를 만들려고 했는데 이 일이 터져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변호사 검토까지 마쳤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류댄스 컴퍼니는 올해 사업 예산을 반납하지는 않을 모양새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단체로부터 예산을 반납하겠다는 말을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 문화재단 입장에서도 사업을 취소하겠다고 강권하기는 좀 어렵다. 현재로선 결론이 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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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사업 양은 많은데, 인력·관리는 ‘한계’

해마다 5000만원 평가용역으로 끝내
 

충북문화재단은 지난달 25일 '2016년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사업분야' 6개 사업의 대상자인 개인·단체에 대한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재단에 따르면 공모를 통해 접수된 524건 중 265건의 사업이 최종 선정됐으며, 이들에 대한 지원금은 20억 800만원에 이른다.

6개 사업 중에 한 꼭지인 충북문화예술육성 지원사업은 규모가 가장 크다. 200여개 개인과 단체가 전문단체와 비전문단체로 나눠 지원을 받는다. 전문단체의 경우 문학, 미술, 영상, 음악, 무용, 연극, 전통예술, 국제교류, 다원예술 분야에 응모할 수 있고, 준전문단체는 문학, 미술, 영상, 무용, 음악, 연극, 전통예술로 나뉜다. 지원금 규모도 200만원에서 1800만원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충북문화재단이 국비(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도비 매칭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경우는 반드시 모니터링을 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 모니터링을 100여건 했다. 2014년과 2015년 모니터링을 한 업체는 강원도에 소재한 ‘바라’였다. 전체 모니터링 예산은 5000만원이었다. 충북도가 자체적으로 벌이는 찾아가는 공연, 도지정예술단을 제외하고는 문화재단에서 벌이는 지원사업의 모니터링은 모두 업체 ‘바라’를 통해 이뤄졌다. 올해는 아직 입찰 공고가 뜨지 않았다.

모니터링은 전문가와 일반인이 직접 공연이나 전시를 보고 평가해 보고서를 작성토록 했다. 그런데 예술단체 입장에선 단체나 장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와서 질문하는 것을 마뜩치 않아했다.

이에 문화재단 관계자는 “1년에 300건 정도 지원받은 공연·전시가 열리는 데 담당자 몇 명이 다 모니터링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기존에는 현장에 가서 체크한다고 해도 따로 점수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할 사업에 대해서는 일반인들 보다는 최소 10년 이상 경력이 있는 전문가를 투입해 평가의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문화재단의 평가예산은 5000만원으로 예년과 동일하다. 인력의 한계로 앞으로 꼼꼼한 모니터링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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