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먹었는데 ‘헐’... …값싼 ○○맛 기름 음식점 점령
삼겹살‧비빔밥가게, 위장식재료 제공…정보표시는 안해

▲ 삼겹살집이나 참치횟집, 비빔밥집에서 유통되는 ○○맛 기름. 해당 제품은 들기름이나 참기름 향을 내기 위해 화학첨가제가 들어가 있을 뿐 깨와는 상관없는 제품읻.

값이 싼 데는 이유가 있었다. 삼겹살과 목살 1인분을 6000원에 판매하는 가경동 모 삼겹살 집. 불황기라고 하지만 평일에도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이 집 만큼은 호황이다. 이 가게의 매력은 가격. 전체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가격 경쟁력의 비밀은 따로 있지 않다. 바로 값싼 식자재를 구입하는 것. 기름도 마찬가지다. 기름장을 찾는 고객에게 들기름과 참기름을 이용한 기름장을 제공하는 대신 ‘○○맛’ 기름을 이용해 만든 소금기름장을 제공한다.

‘○○맛’ 기름은 참기름이나 들기름과 동일한 향만 낼뿐 기름성분은 전혀 다르다. 대부분 옥수수를 이용해 짜낸 기름에 화학추출물을 첨가해 비슷한 향을 낸다. 당연히 일반 소비자들은 구분하지 못한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확인한 결과 가격은 원 제품의 1/4에서 1/5에 불과하다.

 

발암물질 벤젠기름 까지

석유추출물인 벤젠은 1급 발암물질이다. 굳이 그 위험성을 거론 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전 국민이 5회 먹을 양의 벤젠이 섞인 ○○맛 기름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중에 유통됐다. 1200톤이 시중에 유통됐지만 회수된 것은 118톤뿐. 이 제품은 식당을 통해 유통됐고 나머지는 우리들의 몸속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발암물질 ○○맛 기름은 어떻게 유통됐을까? 이 제품은 서울을 비롯 전국 고깃집을 통해 유통됐다. ○○맛 기름은 참기름보다 가격이 2.5배 이상 낮아 고기구이집, 참치회집, 비빔밥 집 등에서 사용됐다. 유통된 벤젠 ○○맛 기름은 한번에 5g씩 사용할 때 4800만 전국민이 무려 5번 차례 먹을 수 있는 1200톤에 달했다.

이 제품을 제작한 이는 경기도 안산의 (주)유정식품 대표 K씨. 경찰에 따르면 K씨는 2013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산둥성에 설립한 회사에서 벤젠이 함유된 면실원유를 제조한 뒤 국내로 들여왔다.

K씨는 목화씨에서 짜는 면실원유에 다시 옥수수기름과 해바라기씨유를 섞어 참기름향, 들기름향이 나는 ○○맛 기름을 만들어 식당과 식품가공업체 83곳에 판매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 해당 제품은 벤젠 함유량이 466ppm이 검출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수 벤젠 기준(10ppb)보다 8배 많은 것이다. 벤젠은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로 백혈병 골수암을 유발한다.

이들이 벤젠을 사용한 이유는 단순하다. 목화씨에서 기름을 짤 때 1차 압착을 통해 70%를 추출한 뒤 남은 30%도 마저 짜내기 위해 벤젠을 사용했다. 기름을 짜낼 때 식용핵산을 사용해야 하지만 값이 싼 벤젠을 사용했다. K씨는 면실유를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검은빛을 띠는 ‘면실원유’를 정제해야 하는데도 참기름색깔에 가깝도록 그대로 사용했다.

 

소비자만 봉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한다. 들기름과 참기름 향을 내는 유사 기름을 사용하는 식당 열 곳 정도를 확인한 결과 들기름이 아닌 ‘들맛기름’이나 ‘참맛기름’을 사용한다고 표시한 곳은 없다. 관련 규정도 원산지만 표시하면 될 뿐이다. 기름이 들기름이나 참기름과 유사한 향을 내고 있는 ‘짝퉁’ 기름이라고 굳이 표시할 이유가 없다. 소비자들만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맛있게 보리밥과 비빔밥, 기름장을 이용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유사 기름에 ‘들기름’이나 ‘참기름’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업체들은 이를 비웃듯 ‘들향기름’이나 ‘참맛기름’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일부 업체는 ‘들향기름’ 문구 중에 ‘향’자를 한문으로 작게 표시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들기름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관련 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비자의 알권리란 측면에서 명칭 때문에 혼란이나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방식으로 제품이 표기돼선 안된다는 것이다. 식자재에 첨가된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경고한 임종한 인하대의대 교수는 “해충을 잡는 살충제가 사람을 잡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발암물질로 범벅된 옷을 입고 있다”며 “짜장면에 MSG가 얼마나 첨가 됐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백혈병 유발 1급 발암물질 벤젠

식약처, 벤젠이란 단어 빼고 공지

벤젠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를 섭취하면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혈액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잠복기는 10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섭취한 후 10년이 지나야 부작용 여부를 알수 있다.

하지만 식약처 공지에는 이같은 위험이 드러나지 않는다. 해당 제품명에 대한 환수 조치만 알려져 있을 뿐 구체적인 사항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일반인들이 벤젠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위험성이 함께 공지돼야 하지만 식약처는 단순 사항만 표기했다. 벤젠기름 1200톤중 118톤만 회수된 것을 감안하면 나머지는 어디에 있을까? 음식 식자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 해당 성분은 조용히 우리 몸속에 쌓이고 있다.

 

도교육청 중앙도서관 구내식당, 산분해간장 우동 판매

일선학교에선 양조간장만 사용…전직 관장 불법운영해 물의

전직 관장이 불법적으로 사업자로 등록하고 수익사업으로 운영했던 충청북도교육청 중앙도서관(이하 중앙도서관) 구내식당이 염산을 사용해 만든 산분해간장 제품을 사용해 만든 우동을 판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선 학교에서는 물품 구매 발주에서부터 산분해간장이 납품되지 않도록 했지만 중앙도서관은 산분해간장 제품을 명기해 입찰에 부쳤다. 또 중앙도서관은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십억원대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 세무서로부터 조치를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본보가 전직 중앙도서관장이 대표자로 돼 운영된 중앙도서관 구내식당의 물품 입찰 내역을 확인한 결과 일선학교와는 달리 염산으로 만든 산분해간장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3년치를 분석한 결과 중앙도서관은 C사의 아미노산액으로 만든 산분해간장 우동소스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전 도서관장 A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 봉사차원에서 식당을 운영했다”며 “사익을 추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명퇴 후에 제천 지역 모 사립학교 교장으로 영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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