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신입생을 부하처럼 군기 잡느냐” 인터넷 글
학교 수준 언급에 학생 반발하자 삭제후 재반론 올려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가 올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여학생에게 ‘군기’를 잡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KU자유게시판에 한 학부모가 자신의 딸이 OT에서 군기를 잡혔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학부모는 “건대 글로컬캠퍼스에 입학한 딸이 OT에서 선배들이 너무 군기를 잡아 힘들다며 울면서 전화가 왔다”며 “아이들도 아니고 성인이 돼서 비싼 등록금에 OT비용까지 지불했는데 왜 학생들을 자기들 부하처럼 군기를 잡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학은 신입생에게 환경적응을 그딴 식으로 시키냐”며 “아님 학교 수준이 그러냐”고 비난했다.
학부모는 “아이가 대학에 들어갔다며 설레서 간 OT에서 오죽하면 엄마한테 울면서 전화를 했을까 너무 속상하다”며 “재수라도 시켜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다시 보내고 싶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학생회 “전혀 사실 아니다”
이 대학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다. 학생들은 자유게시판에 “부모로서 화가 나는 마음은 잘 알겠지만 학교 수준의 문제보다는 그 학과의 몇 명 개인의 문제 같다”며 “현재 서울 건대도 OT 때문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에 과연 OT문제가 학교 수준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에 의문이 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어느 학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학과의 대표인 학생회 학생들이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정말 잘못이고, 비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학교를 폄하해 학교 수준을 비난하는 것은 우리 학교를 다니는 모든 학우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학부모는 처음올린 글을 삭제한 뒤 ‘불편한 심경을 담은’이란 제목의 두 번째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학부모는 “다른 학생들이 기분이 상한다는 생각을 못한 것 같아 실수했다고 생각해 올린 글을 지웠다”며 “하지만 정말로 궁금한 것은 유아교육을 배우러 갔는데 왜 군기가 필요한 것이냐”고 물었다. 또 “OT가 이뤄지는 내내 ‘너희들은 대답만 하라’며 대답을 안 하면 윽박지르고 일렬로 줄서기를 하고 그것이 맘에 안 들면 째려봤다”고 재차 비난했다.
학부모는 “선배별로 인사하는 각도까지 달리해야 한다는 걸 듣는 순간 기가 막혀서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며 “남편까지 너무 심각한 문제가 아니냐며 다른 학부모들과 학과장 면담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화를 내고 있지만 아이(학생)가 원치 않아 말렸다”고 했다. 동아리활동에 대해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도 꼬집었다. 학부모는 “동아리활동은 각자의 자유인데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협박에 겁박에 뭐가 그리들 잘나셨는지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며 학생회를 나무랬다.
이어 “이제 갓 대학에 들어간 신입생들에게도 이렇게 군기를 잡는데 우리 아이가 학교 다니는 내내 기합을 주고 군기잡고 그럴까봐 너무 걱정이 돼 잠이 오지 않는다”며 “대체 어떤 권리와 이유로 군기를 잡고 아랫사람 대하듯 하느냐”고 물었다. 아울러 “선배라는 권리를 교수들이 준 것이냐 아니면 학과장이 준 것이냐”며 유아교육과 학생회 측에 답변을 요구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공방에 자유게시판 개별 글에 적게는 수백 개, 많게는 천개가 훌쩍 넘는 조회를 보였다.
강압여부 ‘진실공방’ 예상
이 대학 유아교육과 학생회는 해명의 답변을 대학홈페이지에 올렸다. 학생회는 “학부모의 해당 글을 읽고 사실에 대해 다소 과장된 부분과 왜곡된 부분이 있다”며 “신입생의 안전사고를 대비해 인솔자의 이야기나 공지를 확실히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답을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신입생에게 ‘너희는 대답만 하라’는 식의 말은 하지 않았다”며 “이동 중 이탈자기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밀착하세요’, ‘빨리 이동할게요’ 등의 이야기를 전체 신입생에게 강조한 것이지 절대 윽박 지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사에 대해서는 “선배별로 인사하는 각도를 달리하라고 말하지 않았고 그동안 저희 과에서 그런 일은 없었다”며 “교수님이 계신 자리에서는 간단히 목례만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언급했다.
학부모가 주장하는 ‘째려보는 눈빛’과 관련해 “개인의 느끼는 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불쾌한 감정이 들 수 있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동아리활동에 대해서는 “소모임 활동은 유아교육과 내에서 진행되는 활동이며 모든 학우들이 참여해 과에서 진행하는 축제를 준비한다”며 “과별 행사시간에 소모임 소개 시간을 갖고 재학생과 신입생 간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시간을 가졌으며 절대로 협박, 겁박과 같은 말투,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생회는 “신입생 OT는 신입생을 위한 자리고 재학생과 신입생이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라며 “학부모께서 자녀의 말을 듣고 화가 나는 것은 알겠지만 일방적으로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저희 과 전체를 일반화시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부모께서 직접 면담을 원한다면 신입생 OT에 참석한 유아교육과 학과장과 학생회, 재학생 모두는 자리를 마련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 건국대는 올해 신입생 OT에서 성추행 논란으로 곤혹을 겪고 있다.
총학생회와 OT를 기획한 단과대 학생회장단이 공식 사과했지만 비난여론은 식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충주에 위치한 건대 글로컬캠퍼스의 학생회는 학부모가 언급한 세부사항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진실규명을 요구, 학부모와 양자 간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