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신화,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 사실상 은퇴
삼성-김봉영 조남성 김진태, LG-안태성 김동온 차수열

병신년, 주목해야할 충북경제
삼성부터 LG·SK까지

이시종 도지사는 간부회의 등을 통해 투자유치와 관련 여러 차례 인맥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경 사업가는 물론 대기업 간부도 중요한 활용 대상으로 지목했다. 충북도도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충북 출신 경제인을 초청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충북출신 대그룹 임원들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충북 출신 대기업 임원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자타공인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은 임원수도 남다르다. 그룹 전체 임원수는 2300여명에 이른다. 절반이 넘는 1200명이 삼성전자 임원이다. 하지만 충북 출신 임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직장인의 특성상 신상을 공개하는 것을 꺼려해 정확한 데이터를 작성할 수도 없지만 타지역에 비해 충북 출신 임원비율이 낮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역을 대표했던 삼성 임원은 지난해 말 상담역으로 자리를 옮기며 사실상 은퇴한 박근희 전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청주상고와 청주대 상과를 졸업한 토박이인 박 전 부회장은 지방대 신화를 일군 인물로 충북 출신 가운데 최고위직까지 오른 인물이다.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중국삼성 사장을 지낸 후 삼성생명 사장을 하던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1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일했다. 상담역은 3년간 사무실과 차량을 제공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 부사장·CTO 모두 충북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리조트건설부문 사장도 대표적인 충북 출신이다. 진천 출신인 김봉영 사장은 2013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고, 현재 삼성웰스토리 사장도 겸하고 있다. 조남성 삼성SDI사장도 음성 출신이다. 김진태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전무는 청주 출신으로 청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삼성그룹에는 이 밖에도 이경택 전 삼성물산 본부장이 있었지만 현재는 종합부동산 회사인 보성산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LG그룹에서는 LG화학 여수공장 터줏대감인 안태성 전무가 충북 출신이다. 청주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안 전무는 2005년 여수공장 주재임원으로 내려가 2009년 전무로 승진한 후 줄곧 여수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 차수열 부사장과 강인병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도 충북 출신이다.

하이닉스 인수로 지역과 친밀해진 SK그룹에도 많지 않지만 충북 출신 임원들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SK하이닉스 청주경영지원실장으로도 재임했던 장성춘 전무다. 장 전무는 진천 출신으로 유공(현 CLX콤플렉스)에 입사해 2013년 전무로 승진했다. 조승원 SK텔레콤 기업솔루션본부장 역시 충북 출신이다. SK가족이 된 충청에너지서비스 왕상호 영업안전본부장 또한 충북 출신이다.

충북 출신 자긍심 높여줘야

충북 출신 대기업 임원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 당사자들이 출신지역을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충북 출신 임원은 “지역 출신이 많지 않은 데다 출신지역을 밝히는 것이 회사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코오롱 인더스트리 전무로 근무하다 지난해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로 옮겨간 김영수 영업총괄 부사장도 청주 출신이다. 또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도 청주상고와 청주대를 졸업한 청주 출신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산업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신현곤 전무도 충북 출신이다.

▲ 충북도가 대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간담회를 여는 등 충북 출신 대기업 임원들과 자리를 만들고 있지만 그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사진은 2012년 가진 대기업 임원과 간담회.

대기업 임원 ‘SKY’ 줄고 영남 약진, 충북은?
영남 3개 대학 25명 배출, 충북은 청주대만 2명

충북 출신 대기업 임원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과 관련해 지역 대학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기업 CEO 등 주요임원들이 서울 유명 대학교 또는 유학파 출신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최근에는 영남 지역 대학들이 약진하며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력이 확인된 국내 30대 그룹 사장급 임원들 352명 중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일명 스카이(SKY) 출신이 203명으로 전체의 57.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58.9%)에 비해 감소된 것으로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지방대 출신 임원 가운데 부산대와 경북대, 영남대 3개 학교가 전체의 6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서울대 출신이 111명(31.5%)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 47명(13.4%), 고려대 45명(12.8%), 한양대 16명(4.5%), 한국외대 14명(4.0%), 성균관대 13(3.7%) 순이었다. 부산대는 서강대와 같은 9명을 배출해 공동 7위를 기록했고, 경북대와 영남대도 각각 8명을 배출했다. 영남권 대학 출신들은 25명(7.1%)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호남권 대학은 전남대 2명, 전주대 1명, 충청권 대학은 청주대 2명, 충남대 1명, 제주권 대학은 제주대 1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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