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청주 수곡동 노인복지 122세대 건립에 주민반대위 구성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고 있는 청주 산남주공 2단지 ‘저소득 노인용 주택·복지 혼합 동(棟) 아파트 건설사업’(이하 주거복지동사업)을 놓고 수곡2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님비현상(NIMBY, 공공의 이익은 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반대하는 이기적인 행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청주시와 수곡2동 주민 등에 따르면 LH는 산남주공 2-1단지 상가를 허물고 이곳에 주거복지동을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지난해 11월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주거복지동사업은 기존 영구임대주택단지 안에 새로운 임대주택과 운동공간 및 복지관, 케어센터(의료) 등이 들어서는 복지시설이 결합된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LH는 전국 9곳에 주거복지동을 짓기로 하면서 2차 사업대상지로 산남주공 2-1단지를 포함했다.
산남주공 2단지는 먼저 지은 5개 동을 2-1단지, 나중에 지은 4개 동을 2-2로 구분하는데 LH는 한솔초등학교 맞은편 2-1단지 상가를 허물고 이곳에 122세대규모의 주거복지동을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LH는 지난해 11월 2-1단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주민설명회에서 국토교통부 사업승인을 받은 후 빠르면 올해 연말 착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총 130억원이 투입되는 주거복지동에는 저소득 노인과 장애인들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청주시도 지난 1990년대이후 공급이 끊긴 영구임대주택을 LH에서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짓는다는 점에서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산남주공 2-1단지가 위치한 수곡2동 주민들은 주거복지동반대추진위원회(이하 반대위)를 구성하고, 반대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곡2동 일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통장 대표, 노인, 장애인단체 관계자 등 15명이 상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반대위는 “취약계층 밀집지역에 또다시 영구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수곡2동을 저소득층 시설이나 수용소로 만드는 일”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업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수곡2동은 6300여세대 중 1만 3000여명이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한 취약계층으로 구성된 청주시내 대표적인 취약계층 밀집지역이다. 주거복지동사업이 추진 중인 산남주공 2단지에만 1985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중 1500여세대가 수급대상자이다.
반대위는 지난해 말 수곡2동 각 세대에 주거복지동사업 반대유인물 8000여장을 배포하고 공론화를 시도하고 있다.
반대위 관계자는 “LH는 새롭게 주거복지동을 지어 취약계층을 수곡2동에 더욱 밀집시키는 것보다 현재 산남주공에 입주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후시설 개선 등에 나서야 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 중인 LH 등은 주민들의 반대움직임을 님비현상으로 판단하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LH본사 관계자는 “현재 청주지역에 영구임대주택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대기수요가 570세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주거복지동사업을 반대한다는 것은 님비현상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반대주민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를 설득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