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예산 '강제 조정'…어린이집 누리과정 편성

충북도의 내년 예산안 처리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제344회 도의회 정례회 회기가 21일 하루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을 비판한 이숙애(비례) 의원의 사과 조건이 포함된 협상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예산안 처리는 막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준예산 체제' 돌입을 막기 위해 공을 새누리당에 넘긴 것이다. 그러나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예결위 계수조정대로 예산안 통과, 도 예산안 처리 보류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도의회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긴급 회동을 하고, 새누리당이 지난 18일 전달한 협상안을 논의했다.

이 안은 도 예산안 가운데 상임위에서 삭감된 3개 사업 부활이 핵심이다.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 16억원,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부지 매입비 20억5625만원, 항공산업지원센터 운영비 2억원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예산 증액을 위해 조건을 달았다. 지난 15일 본회의장에서 편파적 결정의 일방적인 예산 심의 등이라며 새누리당 예결위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던 새정치연합 이숙애 의원의 공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논의 끝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도가 사상 초유의 '준예산 체제'로 운영되는 파국을 막기 위해 회의장 점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아예 예결위에 불참한다는 방침이다.

최병윤(음성1) 원내대표는 "이 의원이 5분 자유발언에서 말한 내용은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예산안 처리가 늦어져 도민에게 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예산안 처리는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의 이런 결정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임순묵(충주3) 원내대표는 계수조정된 금액으로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인수(보은·새누리당) 예결위원장은 새누리당 예결위원을 다시 한 번 설득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이숙애 의원의 사과와 예산안 처리는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당 소속 예결위들과 합의된 내용에 대한 예산안 처리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 일부 예결위원들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새정치연합이 협상안을 거부했고, 예결위에도 불참해 도 예산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새누리당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내년 도의 예산안 처리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도교육청 예산안은 '강제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가 요구한 어린이집 누리과정이 포함된 '수정 예산안'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예결위원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이 6개월씩 운영되도록 예산을 강제 편성하기로 했다.

내년도 누리과정 사업은 유치원은 459억원, 어린이집은 824억원이다. 6개월 치는 각각 229억원과 412억원이다. 앞서 교육위원회는 유치원 누리과정 사업비 중 297억원을 삭감했다.

도의회는 21일 오전 10시 예결특위를 소집한 뒤 도와 교육청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후 2시 제344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상정, 의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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