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신한은행 점포 축소… 씨유멀티플렉스 364억 공매 ‘유찰’

한때 전국 브랜드 의류점 상위권 매출을 자랑했던 청주시 성안길 상권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흥업백화점 매각, 씨유멀티플렉스 공매에 이어 금융기관 지점도 성안길을 떠나고 있다. 17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 성안로 59 청주 남문지점 건물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위탁 공매로 내놨다. 매물은 토지 680㎡와 3층 건물 1724㎡로 최저입찰가는 30억1600만원 상당이다. 국민은행 남문지점은 지난 1982년 준공돼 성안길과 육거리시장 상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영업해왔다. ‘알짜’ 점포였던 국민은행 남문지점은 성안길 상권 침체가 지속되면서 영업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 중앙로 69 신한은행 중앙지점도 내년부터 육거리쪽에 가까운 청주지점과 통폐합 하면서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인접한 청주우체국도 내년에 청주 율량2지구로 이전하게 돼 도심의 금융기관 축소현상이 이어질 전망된다. 청주 성안길 금융점포가 잇따라 매물로 나오거나 폐점하게 된 원인은 주요 고객인 상가 업주들이 줄었기 때문이다.성안길은 지난 2008년 apM(점포수 250곳)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이후 지속적으로 상권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특히 도시 외곽에 아울렛 매장과 대형 마트, 백화점이 잇따라 개점한 후부터 성안길에 빈 매장이 생겼다. 성안길상가번영회는 상점수가 현재 1000곳 정도로 전성기 때보다 400곳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1층 점포수는 1968년 수준인 125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공매로 나온 청주시 성안로 씨유멀티플렉스는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건물의 시행·분양사인 ㈜포커스 측으로부터 부동산 신탁등기를 받은 KB부동산신탁은 최근 주채권은행으로부터 공매 요청을 받은 뒤 13일과 16일, 모두 세 차례 일반경쟁입찰에 부쳤으나 모두 유찰됐다. 공매 물건은 미분양 상가 265개호(전체 466호). 총 5개 물건으로 나뉜 공매 예정가 총액은 1회차 449억2천만원, 2회차 404억 4000만원, 3회차 364억1000만원이었다.
지난 2008년 9월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상가 절반 이상이 미분양 되는 등 사업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점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매물로 나온 흥업백화점처럼 건물을 통째로 매입하는 게 아니라 미분양 상가만 매입할 수 있다는 제한 조건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또한 건물의 3층 일부와 4~7층 전체를 쓰고 있는 롯데시네마의 경우 기존 임대인과 보증금 50억원, 임대기간 20년 조건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새로운 투자자는 영업활동을 보장해줘야 한다.

